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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가는데…두산, 니퍼트 협상서 느긋한 이유


두산 외에 오라는 곳 없어…협상 지렛대 선수 아닌 구단에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재계약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29일을 포함해 2015년을 마감하기까지 3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협상 타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양 측의 계약 의지는 확고하다. 두산은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괴력'을 선보인 니퍼트를 다음 시즌에도 1선발 기둥으로 기용한다는 방침이다. 니퍼트 자신도 정든 두산에서 한 번 더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 되고 있다. 관건은 하나다. 리스크 부담에 따른 '비용 전가'다. 쉽게 표현하면 이렇다. 두산은 니퍼트의 몸상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을 사실상 날린 점을 감안할 때 다음해 풀시즌을 소화할 수 있을지 낙관하지 못한다. 니퍼트는 올 시즌 단 90이닝 소화에 그쳤다.

개막 전부터 골반, 어깨, 서혜부에 차례로 통증을 느껴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시즌 90이닝은 리그 48위 수준이며 지난 2011년 두산 입단 뒤 최소이닝 기록이다. 투구 내용도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이름값에는 못미쳤다. 비록 포스트시즌서 26.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서 우승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니퍼트에 대한 두산의 시선에는 애증이 교차하고 있다.

◆"몸상태 리스크 감안해야"

니퍼트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올해 연봉 150만달러 이상을 안겨주기는 어렵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액에 계약을 한 뒤 다음 시즌 또 다시 부상으로 드러눕기라도 한다면 어디 하소연할 데도 마땅치 않다. 결국 계약을 하되 위험부담은 어느 정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 시즌 연봉 삭감론은 이런 근거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두산이 팀의 에이스에게 이런 '강수'를 둔 데에는 믿는 구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보통 연봉협상은 여러 옵션을 보유한 쪽이 협상의 지렛대를 쥐고 주도해나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두산과 니퍼트의 관계에선 양측 다 옵션이 없는 상태다. 니퍼트의 경우 두산의 제안이 섭섭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 다른 리그 구단을 알아보는 게 통상적인 수순이다.

현실적으로 연봉 150만달러 이상을 받아낼 수 있는 곳은 일본 뿐이다. 문제는 일본에서 니퍼트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지난 2011년 니퍼트가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일본 몇몇 구단이 니퍼트 영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그쪽의 관심이 확 시들해졌다. 니퍼트의 성적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데다 잔부상도 달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고향 미국으로 돌아기도 마땅치 않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오래 전에 단절된 탓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승격 보장이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는 아무리 많이 받아도 연봉 10만달러를 넘기 어렵다. 한국내 타구단 이적은 두산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1년전 12월29일 계약…과연 올해는

결국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니퍼트의 옵션은 사실상 두산 잔류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니퍼트 본인의 두산 잔류 의지가 강한데다 한국여성과 결혼도 앞두고 있어 두산과 니퍼트가 결별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두산도 니퍼트와 결별할 경우 그에 필적할 만한 투수를 구할지 자신하기 어렵다. 몸상태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안하더라도 '구관이 명관'이기 때문이다.

결국 두산은 시기가 문제일 뿐 머지 않아 니퍼트의 사인을 받아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다음 시즌 연봉 수준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이 함구하고 있지만 삭감을 하되 어느 정도 자존심을 세워주는 수준의 금액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니퍼트를 한 식구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 잘 해서 본인 가치를 증명하면 돈은 또 오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두산은 정확히 1년 전인 2014년 12월29일 니퍼트와 재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올해에는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차하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산은 내년 1월15일 1군 선수단 전원이 호주 시드니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1월31일까지 협상 마감시한이지만 늦어도 전지훈련 출발 전에는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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