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배구의 묘미는 코트를 때리는 강력한 스파이크에만 있지 않다. 상대 공격을 가로막는 블로킹도 팀 동료들과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역할도 한다. 서브와 함께 블로킹은 현대배구에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5-16시즌 NH농협 V리그에서 의미있는 기록 하나가 나왔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주전 센터 양효진이 여자부 개인 최초로 800블로킹을 넘어섰다.
양효진은 지난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원정 경기에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현대건설이 3세트 8-6으로 앞선 가운데 KGC인삼공사 이연주가 시도한 퀵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앞선 2세트까지 개인통산 799블로킹을 기록하고 있던 양효진은 이 가로막기로 800블로킹 고지에 올랐다.
그는 이후 한 차례 가로막기를 더해 801블로킹으로 경기를 마쳤다. 양효진은 V리그 통산 블로킹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 원년 멤버인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 640블로킹으로 2위다. 양효진과 차이가 크다. 양효진은 1989년생으로 아직 젊은편에 속한다. 블로킹 1천개 달성도 현재 추세라면 어렵지 않다.
양효진은 800블로킹을 달성한 데 대해 "먼저 최초 기록 달성이라는 것에 뿌듯하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초와 최고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블로킹 몇 개까지라는 목표를 세운 건 아니다. 그러나 매 경기마다 자신에게 암시를 건다. 그는 "코트에 들어가기 전 '최소 몇 개씩 꼭 블로킹을 잡아 내자'고 다짐한다"며 "이런 부분이 800블로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특별한 노하우나 기술은 없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평소 연습할 때 타이밍과 (블로킹)손모양을 늘 신경쓴다"며 "상대팀 선수들의 공격 스타일과 플레이에 대한 분석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수비할 때 그런 부분에 대해 맞춰보는 일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양효진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기량은 여전하다. 세트당 평균 0.852개로 블로킹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2위인 팀 동료이자 선배 김세영(세트당 0.639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프로 3년차던 지난 2009-10시즌 이후 7연속 블로킹 1위 자리를 이미 예약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블로킹 실력만큼이나 순위표에서도 맨 앞자리에 있다. 30일 현재 13승 3패(승점38)로 2위 IBK기업은행(9승 6패, 승점28)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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