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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우리가 현대건설 천적'


5연승 좌절 현대건설, 시즌 4패 중 세 차례나 흥국생명에게 덜미

[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연승 행진이 4경기에서 끝났다. 현대건설은 31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5연승 도전에 나섰다.

이 경기를 이긴다면 여자부 6개 구단 중 현대건설이 승점 40점 고지를 가장 먼저 넘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상대는 올 시즌 현대건설만 만나면 힘을 내는 흥국생명. 현대건설 입장에선 꺼림직할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1~3라운드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두 번이나 이겼다.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을 울렸다. 1위팀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에 앞서 올 시즌 3패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 중 두 차례나 흥국생명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라는 뛰어난 레프트가 뛰고 있다"며 "레프트쪽 공격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이재영은 이날 제 역할을 못했다. 8점에 그쳤고 공격성공률은 26.92%로 낮았다.

이재영을 효과적으로 막긴 했지만 현대건설은 씁쓸한 결과를 손에 넣었다. 흥국생명에게 0-3으로 패했다. 올 시즌 개막 후 17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점을 올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에밀리와 황연주는 제몫을 했지만 센터 양효진이 부진했던 부분이 현대건설이 경기를 그르친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양효진은 블로킹 2개 포함 6점에 그쳤고 공격성공률은 19,05%에 머물렀다. 범실도 8개나 했다. 득점 마진을 따진다면 오히려 '-2'에 해당한다.

사령탑의 표정과 분위기도 엇갈렸다. 양철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리 선수들이 너무 못했다"라면서 "체력적인 문제로 밀린 경기를 한 게 아니다. 실력 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흥국생명에게 밀렸다. 고등학생 선수들도 오늘처럼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질책했다.

반면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치른 3라운드 마지막 경기(GS 캍텍스전)에서 팀이 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승리로 기분 좋은 새해를 맞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우리팀이 이틀을 쉰 대신 현대건설은 하루만 쉬고 경기에 나섰다.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총평했다.

현대건설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세트 중반까지 19-16으로 앞섰다. 2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다. 흥궁생명에게 역전을 허용했다가 황연주의 후위 공격과 염혜선의 서브득점으로 22-20까지 리드했다.

그러나 세트 막판 흥국생명 테일러와 김혜진에게 연속 실점하면서 결국 듀스까지 갔고 접전 끝에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박 감독은 "현대건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부분도 있던 것 같다"며 "블로킹 커버가 잘돼 2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승부처를 짚었다.

흥국생명은 오는 1월 3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3연승을 노린다. 현대건설은 오랜만에 휴식기를 갖는다. 1월 7일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상대한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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