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응답하라 1988'은 배우들에게 제대로 '인생작'이 됐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이번에도 스타들의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서인국과 정은지를, '응답하라 1994'에서는 정우와 유연석, 고아라, 김성균, 도희 등에 연기 전환점을 마련해줬던 '응답' 시리즈다.
'응팔'은 전작들을 넘어섰다. 시청률이 20%에 육박하며 역대 시리즈를 넘어섰고, 케이블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썼다. 이번엔 4060 세대까지 끌어안았다.
'응팔'의 뜨거운 인기 속 배우들의 주가가 급상승 했다. 혜리는 우려를 딛고 '대세소녀'가 됐고, 드라마 캐스팅 당시만 해도 이름이 낯설었던 류준열과 류혜영, 이동휘 등 신예들은 '핫루키'가 됐다. 중년 연기자들도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이 재발견 됐고, '믿고 보는' 연기자로 호감도를 높였다.
◆혜리-박보검-류준열, '대세'로 우뚝 섰다
아련한 첫사랑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혜리와 박보검, 류준열은 '응팔'을 통해 '대세'로 우뚝 섰다.
혜리는 '응답하라 1988'로 대세 소녀가 됐다. 덕선은 전형적인 예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첫째와 막내에 치이는 서러운 둘째딸, 동네 아저씨의 개그에 넉살스럽게 맞받아치는 살가운 동네 아이, 999등이라는 등수에 '특공대'라 불리지만 기죽지 않는 밝은 친구, 이제 막 시작된 첫사랑에 가슴 설레는 소녀. 우리네 주변에 하나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딸이자 친근한 친구, 그녀가 덕선이다.
혜리를 캐스팅한 제작진의 선택은 옳았다. 혜리가 덕선인지, 덕선이 혜리인지 모를 만큼 혜리는 캐릭터에 완벽 빙의됐다. '성사장~ 반갑구먼 반가워' 동네 아저씨 김성균과 '코믹 콤비'로 웃음을 안기고, 류준열-박보검 등 삼각 로맨스의 중심에 서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아버지의 퇴임식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둘째딸 덕선은 또 얼마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는지. 혜리는 그렇게 캐스팅에 대한 우려를 딛고 연기로 응답했다.
20대 남자 배우들의 기근 속 박보검과 류준열의 발견도 반갑다.
'어남택' 박보검은 여심을 '심장어택' 하더니 덕선의 남편 자리도 꿰찬 최후의 주인공이 됐다. 친구들에게는 '등신'으로 불리는 어리숙한 소년, 어색한 욕이 귀여운 순진무구한 소년, 그러나 천재 바둑기사의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어른스러움이 깃든 반전 매력의 택으로 여심을 어택했다. 무엇보다 사랑의 승부사 택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다. 소년부터 상남자까지, 박보검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그간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력 포텐이 터지면서 박보검의 내일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류준열이라는 멋진 배우도 발견했다. '어남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을 만큼 정환은 시청자 마음을 뒤흔들기에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비록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시절 아련하고도 시렸던 정환의 첫사랑은 시청자들에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류준열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의 모습을 공감가게 연기하며 첫사랑의 추억을 되새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섬세한 눈빛 연기가 일품인, 류준열의 발견이다.
◆류혜영-이동휘-고경표-안재홍-최성원, 참 좋은 배우들의 발견
'응팔'은 우리가 몰랐던 '참 좋은 배우'들의 연기를, 매력을 발견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한 배우들이 '응팔'을 만나 자신들의 얼굴과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류혜영과 이동휘, 고경표, 안재홍, 최성원 등은 맛깔스러운 연기로 드라마에 재미를 더했다.
류혜영은 성보라를 만나 독보적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귀여움과 발랄,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그간의 여자 주인공들과는 거리가 멀다.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포스가 넘치는 '센 캐'(센 캐릭터)다. 버라이어티한 감정 기복을 지녔고, 까칠하고 표현이 서툴다. 그러나 누구보다 깊은 속내를 가졌으며, 사랑을 하며 여성미를 보여준 성보라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빠져들었다. 무심하지만 의젓한 맏딸, 그 시절 치열하게 산 청춘의 표상 보라를 통해 그 시절의 향수를 느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만든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류혜영의 발견이 반갑다.
고경표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재발견 됐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강력한 '한방'이 부족했던 고경표는 선우 역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내보였다. 집에서는 엄마에게 둘 도 없는 효자 아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 심심할 것만 같던 선우 캐릭터는 반전이 있었다. 사랑 앞에선 직진남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에둘러 말하지 않는 솔직한 매력과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었다. 쌍문동 로맨스의 한 축을 맡아 설렘을 만들어냈다.
이동휘는 쌍문동 5인방 중 유일하게 러브라인이 없던 남자. 그럼에도 인간적인 매력은 가장 넘쳤던 동룡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친구들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고민을 상담해주는 해결사, 근의 공식은 몰라도 인생의 깊이를 알고 매력남이다. 유쾌한 웃음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그는 진정 곁에 두고 싶은 매력 넘치는 배우다.
정봉 역의 안재홍도 빠질 수 없는 신스틸러. 7수생인 정환의 형은 전화번호부를 독파하고 오락실에서 새로운 기록을 깨고 '별밤'에 정성스레 사연을 보내고, PC 퀴즈 게임에 푹 빠지는 다양한 취미를 가진 인물. 동생과 부모를 걱정하는 속 깊은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 '늑대의 유혹'과 '시크릿가든'을 패러디한 만옥과의 로맨스로 유쾌한 로맨스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간 영화에서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 내공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나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보라와 덕선의 '노안' 동생 최성원과 덕선의 쌍문여고 친구 이민지, 이세영 등도 유쾌한 매력을 선사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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