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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아부다비]①'자생' 위한 전북의 고민은 끝이 없다


연고지 내 지자체 홍보에 앞장, 함께 고민해야 성장의 해답 얻는다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는 지난해 12월 '20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0년까지 구단 발전을 위해 잘 정착한 유소년 시스템을 통한 글로벌 인재 배출과 훈련 인프라 구축, 그리고 수익 다변화를 통한 구단 자생이 골자다.

전북 축구단은 이제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했다. 지난해 전북이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해내자 지역 신문에서 사설까지 써서 축하하는 정도가 됐다. 2009, 2011, 2014년 우승 당시에는 없었던 일이었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전북에 대한 관심이 소극적이었던 전주시도 김승수 시장 체제에서 적극 지원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우승 후 이철근 단장이 전주시에 감사 인사를 전하러 가자 김 시장이 꽃바구니를 선물하며 내 일처럼 기뻐할 정도로 끈끈한 관계가 구축됐다.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 중인 전북에 새 프로젝트를 향한 전진은 숙명이 됐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아부다비에서 팀 훈련을 관찰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새로운 구단을 구상하느라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 단장은 "축구에 미쳐서 살아왔다. 어떻게 해야 자생하는지 고민을 했고 인제서야 구단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것 같다. 하지만 전북이 혼자 해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구단들도 같이 가야 하는데 여전히 K리그 상황이 쉽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래서 전북은 더욱 홍보, 마케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으려 한다. 수익 다변화를 통해 모기업 현대자동차에서 마냥 운영비를 타서 쓰는 시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자생이 화두인 것도 알고 구단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재정 의존도를 줄이면서 구단이 성장해야 진짜 자생이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이 단장은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함께 진안의 한 홍삼 명인이 운영하는 홍삼 생산 현장을 찾은 적이 있다. 이 홍삼은 진안군이 역점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전북 구단에 적정한 광고비를 내고 스폰서를 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홍삼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전북을 통해 알리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진안군이 광고비를 지불하면 구단은 A보드를 설치해 도움을 주고 있다. 선수단에도 홍삼 효과를 꼭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 쌍쌍둥이 딸과 아들 대박이를 출산한 이동국의 힘도 홍삼에 있는 것 아니냐"라며 진안 홍삼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홍삼이 단순한 지역 특산물이 아니라 진안군의 수입 증대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전북 구단과의 공조는 더욱 의미가 있다. 진안군은 인근 무주군, 장수군과 함께 '무진장'으로 불리는데 대표적인 인구 감소 지역 중 하나다. 홍삼으로부터 파생되는 부대사업으로 군 재정 확보와 인구 유출을 막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전북도 진안군 등 도내 지자체의 고민을 외면하지 않고 있다. 인구 감소는 곧 유소년 정책을 뿌리로 성장하려는 전북 구단의 미래와도 연결된다. 구단이 연고지 인구 감소를 막는데 홍보, 마케팅 통로로 얼마든지 이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금액이 많든 적든 일정 역할을 해야 다른 기업 후원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전북이 갈 길은 명확하다. 지난해 우승하고 나서 전주시는 물론 진안군, 김제시에서 정말 기뻐했다. 이들은 모두 구단에 후원하거나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자체다. 이들과 함께 구단이 성장해야 자생의 기틀도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동반 성장을 기대했다. 전북이 단순한 축구단으로 존재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아부다비(UAE)=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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