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한 번 더 해피엔딩'이 심상찮다. 시청률은 5%대에 불과한데, 2회까지 방영된 지금 인터넷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한번 더 해피엔딩'은 시청률 역주행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의 시청률은 아직 미약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1일 방송된 2회 방송분은 전국기준 5.9% 기록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16.6%)와 KBS2 '장사의 신-객주 2015'(11.5%)에 이은 수목극 3위, 분명 아쉬운 출발이다.
사실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출발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됐다. '리멤버'가 전개에 탄력이 붙었고, '장사의 신-객주' 또한 고정시청자 층을 탄탄하게 확보했다. 전작이었던 '달콤살벌 패밀리'는 4%대로 종영,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출발에 발목을 잡은 터였다.
그럼에도 분명 '한 번 더 해피엔딩'엔 기분 좋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소폭이지만 1회보다 시청률이 상승했다. 2회 방송분은 1회 방송분인 5.2%보다 0.7% 포인트 상승했다. MBC가 집계 기준으로 삼는 TNMS(수도권 기준)에서는 전일 5.9%보다 1.2% 포인트 상승한 7.1%를 기록했다.
2회까지 방영된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겁다. 입소문이 시청률로 옮겨갈 여지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망한 드라마'로 포기하기 이르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시작은 여러모로 지난해 방영된 '그녀는 예뻤다'와 닮았다. '그녀는 예뻤다'는 첫 회 시청률이 4.8%에 불과해 제작사까지 "망했다고 생각했다"고 한숨 쉬게 했던 작품.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수직상승 했고, 종영 즈음엔 18%까지 치솟았다. 첫회보다 시청률이 4배 가까이 올랐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스피드 전개와 현실 로맨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도 묘하게 '그녀는 예뻤다'를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의 유사성이 아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여주인공이 그렇다.
한미모(장나라 분)는 첫 결혼의 실패 때문를 가슴에 안고 있는 인물. 그래서 더더욱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완벽한 가족을 이루고 싶은 절실함이 크다. 전 남편의 연인과 함께 있는 모습에 외로움이 가중되고, 혼자 사는 옆집 골드미스의 즉사는 불안함을 가중 시켰다.
응급실 의사 송수혁의 모습에 반해 대뜸 "그 쪽에 빠졌다"며 재혼을 생각하는 '금사빠' 미모의 모습은 다소 과장스럽긴 했지만, 미모가 보여준 사랑과 가정의 절실함을 생각하면 억지스럽지 않게 시청자들을 설득 시킨다. 장나라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사랑스러움이 적절하게 버무려지며 여주인공에 몰입케 했다.
여기에 방구석에서 로맨스 소설을 읽는가 하면 영화 키스신에 키스가 간절한 외로운 싱글 고동미(유인나 분)나 "내 남은 사랑을 바치기엔 내 심장이 너무 뜨겁다"고 결혼 직전 파혼하는 홍애란(서인영 분), 겉으로 보기엔 결혼도 일도 다 잡았지만 남편과 각방을 쓰며 마음이 헛헛한 백다정(유다인 분) 등 지극히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도 눈길을 끈다.
톡톡 튀는 명쾌한 대사들, 한 번쯤 곱씹게 만드는 허성희 작가의 대사도 '한 번 더 해피엔딩'의 힘이다.
재혼 컨설팅 업체 대표 장나라가 상담자에게 "재혼의 실패는 '어설픈 희망'에서 시작되고, 성공은 '확실한 주제파악'에서 옵니다"라고 말한 부분이나 유다인이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을 생각에 들뜬 장나라에게 "합리적 의심은 다다익선이다. 너무 앞서가다 상처받지 마"라며 뼈 있는 충고를 전하는 등 리얼하고 명쾌한 대사들이 귀를 붙들었다.
또 장나라의 전 남편이 헤어진 이유에 대해 "넌 틈이 없는 여자였어.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살 것 같은, 내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여자. 그래서 불행했어"라고 답하자 "이봐, 전남편. 네가 나란 여잘 알아? 나, 틈 빼면 시체야! 너무 듬성듬성해서 남자들이 틈만 나면 뒤통수를 앞뒤 가리지 않고 치더라"라고 울컥하는 장면 역시 시청자들이 상황에 몰입하기 충분했다.
남자 주인공들과 매력 발산도 서서히 시동을 걸며 '포텐' 터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은 뒷전인 싱글대디 정경호와 다정한 훈남 의사 권율은 조금씩 여심을 파고들고 있는 상황. 세 사람의 삼각관계와 로맨스 진행에 기대감이 크다. '한 번 더 해피엔딩', 시작은 미비했지만 끝은 창대할 수 있을까. 또 한 편의 로코 수작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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