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휩쓴' 꿈같은 2015년은 지났다. 이젠 새로운 도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초심으로 돌아갈 방침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큰소리치며 떠들기보다는 다시 곰처럼 우직하게 걸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여러모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2016년, 두산은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믿고 있다.
◆'너무 큰' 김현수 공백
잠실구장의 왼쪽 외야가 무척 허전해졌다. 지난 10년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던 김현수(28)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FA 이적했다. 두산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기쁨보다는 당장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겨 고민이 크다.
김현수의 지난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7.34. 두산 팀 내에선 단연 최고다. 이번 겨울 역대 FA 최고액에 NC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6.71)보다 높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WAR 리그 1∼5위 가운데 1위 테임즈(NC, 12.17)를 제외한 나머지 4명(박병호·나바로·김현수·박석민)이 모두 오프시즌 동안 팀을 옮겼다.
이들 가운데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잠실구장이 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현수의 가치와 공백은 더욱 커 보인다. 김현수를 대신할 붙박이 3번타자 및 좌익수 선정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두산 코칭스태프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 두산은 김현수 외에도 장민석(한화), 김응민(삼성), 양현(넥센), 김상훈(이상 넥센), 박종욱(SK)을 2차 드래프트로 잃었다. 다만 이들 가운데 두산의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된 선수는 없어서 그나마 출혈은 덜한 편이다.
◆에반스·보우덴, '용병 악몽' 지울까
두산은 일단 다양한 카드를 준비했다. 외부 FA 영입은 없지만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지난해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의 공헌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전력에 큰 플러스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김현수의 공백을 메울 최우선 후보로 외야와 1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닉 에반스가 꼽힌다. 두산 입단을 눈앞에 둔 에반스는 정교한 타격과 일발 장타력을 겸비한 우투우타 '갭히터'다. 홈런을 30∼40개씩 쳐내는 파워는 없지만 잠실구장의 특성에 알맞는 선수로 꼽힌다. 잠실의 깊숙한 우중간과 좌중간을 가르는 '갭파워'가 장점이자 매력이다. 여기에 외야와 내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수비능력도 매력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외야수로 전향하는 김재환도 또 다른 후보다. 뛰어난 타격능력에 비해 1루 수비능력이 줄기차게 지적된 그가 이번에야말로 수비부담을 떨쳐내고 재능을 꽃피울 지 주목된다.
투수진에서도 '천군만마'가 합류했다. 여러모로 골치를 썩인 잭 스와잭 대신 영입한 마이클 보우덴은 두산의 가장 큰 강점인 선발진을 더욱 두텁게 해줄 자원이다.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한 그는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면 니퍼트·장원준·유희관의 기존 '에이스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돌아온 김강률·성영훈·정재훈 '또 다른 힘'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파이어볼러' 김강률과 성영훈은 정상 컨디션만 되찾을 경우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5월 왼발목 아킬레스건 파열상을 당한 김강률과 오른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성영훈은 현재 호주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조기 복귀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시간이 다소 지체되더라도 완벽한 몸상태로 팀에 합류해준다면 두산 투수진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밖에 군에서 제대한 김인태, 이우성(이상 외야수), 박세혁(포수), 안규영(투수) 등도 전력에 적잖은 보탬이 될 전망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한 정재훈의 풍부한 경험 또한 무시 못할 플러스 요소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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