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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랑 깊어지는 권순태 "피를 짜면 녹색피가 나올까요?"


올해 전북 주장, 2006년 신인 당시의 초심으로 선수단 이끈다

[이성필기자] "10년 전에는 참 그랬죠. 숙소에 세탁기 다섯 대가 있었는데 그걸로 빨래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골키퍼 권순태(32)는 올해 전북 현대의 주장이다. 중앙 수비수 김기희가 부주장을 맡으면서 수비진에서 선수단 전체를 이끌어가게 됐다. 권순태는 전주대 시절 주장 경험이 있지만 프로 와서는 넘보기 어려운 자리의 주인이 됐다. 팀의 간판스타 이동국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기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권순태는 2006년 신인 당시의 전북을 기억했다. 2005년 여름에 전북으로 부임했던 최강희 감독과 입단 동기 최철순과 함께 권순태는 여전히 전북을 지키는 몇 안되는 멤버다. 그 스스로 "내 몸의 피를 짜면 녹색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할 정도다.

전북의 전지훈련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만난 권순태는 "이제 팀이 조직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것도 안다. 시즌이 되면 확 달라진다는 것을 믿고 있다. 처음보다도 훨씬 나아졌다"라며 전훈지에서의 연습경기 성적이 저조한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긍정론을 설파했다.

조급함도 없다. 알짜 외부 영입에 신인 선수들까지, 기존 선수와 융화가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는 권순태는 "지금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절대로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전북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구단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고픈 시절을 추억한 권순태다. 아무리 멤버가 화려해지고 시설이 개선되도 결국은 초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구단의 변화를 눈으로 봐왔으니 새롭다. 2006년 입단시 숙소에 세탁기 다섯 대가 있었는데 건조기도 없어서 빨아서 방에 걸어 놓았고 일일이 손빨래를 했다. 훈련장 잔디도 한국 잔디였는데 지금은 보조원들이 계시고 사철 잔디도 깔아졌다. 팀이 발전하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일조해 기쁠 뿐이다"라며 과거를 추억했다,

과거는 미래 발전을 향한 밑거름이다. 그는 "지난 10년여 동안 정말 팀이 많이 변했다. 팬들의 관심도 커진 것을 안다. 선수에 대한 팬들의 비판은 비수와 같지만 전북에 있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시련을 받아 들이고 견디는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임감도 커졌다. 그는 "입단 후 올해가 가장 책임감이 큰 것 같다. 정말 잘해야 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감독님이 UAE에 오신 후 주장을 시키셔서 빼도 박도 못했는데 주어진 책임을 수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10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11년 준우승 당시 상주 상무 소속이었다. 마침 경기 당일 외박이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 가서 서포터석에서 봤는데 정말 열 받았다. 올해는 그날의 아픔을 반드시 지우고 싶다"라며 챔스리그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영원한 전북맨이 되고 싶은 권순태다. 그는 "이적 등의 행동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전북이었고 나중에도 전북이다. 내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라며 녹색전사로 끝까지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어 "원클럽맨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며 전북의 아시아 정상과 K리그 3연패에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아부다비(UAE)=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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