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그야말로 '골프 한국의 날'이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에서 김효주(20, 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우승을 차지하자 아시아의 섬나라 싱가폴에선 송영한(25, 신한금융그룹)이 질세라 역시 정상에 올랐다. 송영한은 특히 '세계 골프의 왕자' 조던 스피스(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더욱 극적이었다.
◆스피스 꺾은 송영한
송영한은 1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코스(파71·7천398야드)에서 열린 아시아투어 싱가포르 오픈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그는 스피스(11언더파 273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2013년 프로 데뷔 후 첫 정상에 등극했다. 악천후로 전날 열려야 할 최종라운드가 하루 지연된 게 오히려 득이 됐다.
전날 16번홀에서 4m 파퍼트를 남기고 철수한 송영한은 2타차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스피스가 이날 18번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자신이 보기를 범한다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피스의 버디퍼트는 고작 1.5m 거리였다.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 하지만 송영한은 냉점함을 잃지 않았다. 1일 속개된 경기에서 스피스가 버디에 성공하자 16번홀에 나선 송영한은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1타 차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남은 2개 홀에서 타수를 끝까지 지키면서 마침내 은빛 우승컵을 자신의 품에 안을 수 있었다. 한국체대 출신으로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신인왕 출신인 송영한은 이로써 무관의 한을 한껏 풀면서 올 시즌 전망이 쾌청해졌다. 특히 세계 골프의 1인자 스피스를 꺾고 우승한 점은 그의 프로 경력에 큰 이정표로 남게 됐다.
◆김효주 이어 최경주도 정상 도전
김효주는 2월 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 6천62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6시즌 개막전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 한화 약 16억8천700만원)' 최종 라운드서 버디 8개, 보기 1개를 엮어 7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를 기록, 2위 김세영(23, 미래에셋),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상금 21만달러(약 2억5천300만원)도 거머쥐었다. "올해 시작을 우승으로 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세계랭킹도 10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한국 선수 4명에게 주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낭보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 골프의 베테랑 최경주(46, SK텔레콤)은 이날 악천후로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4라운드 중반까지 공동 2위에 올랐다. 2일 속개되는 4라운드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한국 남녀 골프는 하루 차이로 모두 3명의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쓸어담는 기록이 나올 수 있다. 코리안데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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