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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트'의 성공법, 구멍 배우들 없다


'마성남' 박해진부터 '발암녀' 윤지원까지…존재감 甲

[이미영기자] 잘 되는 집안엔 이유가 있다. 잘 나가는 '치즈인더트랩'도 그렇다. '구멍 없는 캐릭터'들이 드라마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으니, 눈을 뗄 수 없다.

tvN 금토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은 요즘 안방 최고 화제작이다. 시청률 3.6%로 첫 발을 뗀 후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7.2%까지 치솟았다. tvN 월화드라마 중 최고 높은 수치이자, 지상파 드라마에 견주어도 훌륭한 성적이다.

탄탄한 원작을 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원작의 시청자들도 드라마의 시청자들도 다 만족시킨 드라마는 드물었다. 지나치게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니면 만화와 드라마의 괴리감이 커서인지 실패한 드라마들이 훨씬 많았다. 기대작이었던 '치즈인더트랩'도 두껑을 열기 전까지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드라마. 그러나 매력 요소는 충분했다. 주연부터 조연들까지, 버릴 것 없는 매력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원작의 드라마화 과정에서 비중 없는 조연들의 캐릭터는 뎅강 잘려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지만, '치인트'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색깔을 입혔고 존재감을 부여했다. 유정선배 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들의 디테일을 살리고 싱크로율을 높였다. 그렇다보니 주인공들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자체가 힘을 받고,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박해진-김고은-서강준이 빚은 '마성 캐릭터'

'유정선배' 박해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캐릭터. 워낙 싱크로율도 높았고 연기력도 탄탄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달달한 로맨스부터 살벌한 눈빛까지, '로맨스릴러'라는 장르를 이끌고 있는 마성의 캐릭터다. 박해진은 자신의 역할을 200% 이상 소화하며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드라마 방영 전까지 캐스팅 홍역을 치렀던 김고은은 사랑스러운 매력녀로 재평가 됐다. 홍설은 알콩달콩 로맨스와 미묘한 삼각관계의 중심에서 '연애 세포'를 자극 시키는 인물. 그런가 하면 장학금에 목매고, 팍팍한 캠퍼스 생활과 불편한 인간 관계로 속앓이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고은은 생활 연기부터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을 곧잘 소화하며, 예전엔 미처 몰랐던 매력을 분출하고 있다.

서강준은 '치인트'의 비밀병기였다. 캐스팅 당시부터 박해진의 존재감이 워낙 독보적이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가리워졌던 서강준은 백인호를 만나 제대로 날았다. 유정선배와 팽팽한 균형을 이루기에 모자람이 없으며, 회가 진행될 수록 '백인호앓이'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전개는 '어남유'(어차피남자친구는 유정)이라지만, 이제 막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백인호는 응원해주고 싶은 '츤데레' 캐릭터. 서강준은 그런 백인호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 최고의 캐스팅이다.

◆'훈남' 남주혁부터 '발암' 지윤호-윤지원까지

'치인트'의 캐릭터는 어중간한 드라마의 주연 부럽지 않을 만큼 강렬하다. 달달한 기류가 흐르는 남주혁과 박민지는 물론 캠퍼스 에피소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윤지원, 문지윤, 차주영, 김희찬, 지윤호 등 신예 연기자들은 강렬한 존재감을 심어줬다.

남주혁은 '치인트'를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 애교 넘치는 후배 은택으로 박해진, 서강준과 함께 '훈남 3인방'을 형성하고 있다. 웹툰에서 튀어 나온듯한 외모 싱크로율은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고 있다. 장보라 역을 맡은 박민지도 인상적이다. 홍설(김고은 분)의 베스트 프랜드로 시원시원한 성격과 상큼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남주혁과 박민지는 연상연하 커플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두 사람은 캠퍼스에 정 붙일 곳 없는 홍설의 든든한 '흑기사' 노릇으로도 시청자들에 든든함을 안겨주고 있다.

웹툰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활력소 커플이었던 남주혁과 박민지의 활약이 예상됐던 그림이라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캐릭터들도 넘친다. 곳곳에 포진된 '발암 캐릭터'들이 그렇다. 얄밉긴 하지만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공헌도 높은 캐릭터들이다.

문지윤의 김상철로 시작된 발암 캐릭터는 지윤호의 오영곤과 윤지원의 손민수로 계보가 이어졌다.

문지윤은 주인공 못지 않게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 원작에서 걸어 나온 캐릭터로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밉상 선배 김상철역으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다. 조별 모임에서 갖가지 핑계로 빠져나가고, 후배들을 대놓고 괴롭히는 상철은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현실 캐릭터로,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지윤호는 원작 웹툰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문제아 캐릭터 오영곤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홍설을 스토킹 했으며, 다시 만난 홍설 곁을 맴돌고 폭언하는 등 '진상'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를 일으켰다. 차가운 눈매와 날이 선 말투까지, 오영곤을 소화한 지윤호의 맛깔스러운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짝설' 손민수 역의 윤지원은 '치인트' 속 역대급 발암 캐릭터였다. 의존성 강한 캐릭터의 전형이었던 민수는 홍설을 코스프레하며 짜증을 유발했던 인물. 급기야 홍설의 남동생 준(김희찬 분)을 남자친구라고 거짓말 했고, 결국 참지 못한 설과 육탄전까지 불사하며 드라마의 몰입력을 높였다. 신인 연기자 윤지원은 시청자들의 욕과 짜증을 유발할 만큼 '발암 캐릭터'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극에서 퇴장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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