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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강하늘은 어떻게 시인 윤동주가 되었나(인터뷰)


"출연 결정 이후, 고민이 시작됐다"

[권혜림기자] 배우 강하늘이 영화 '동주'를 통해 윤동주 시인으로 분했다. '동주'는 국민 모두가 아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영화화한 최초의 작품이다. 청춘 스타 강하늘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여러 배우들이 욕심을 냈던 이 영화의 타이틀롤을 꿰차 시인의 가슴시린 생애를 그려냈다.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 제작 리양필름)와 '동주'(감독 이준익, 제작 루스이소니도스)의 개봉을 앞둔 배우 강하늘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 역을 연기하고 '좋아해줘'에선 작곡을 하는 청년 수호 역을 맡은 강하늘은 이날 두 영화의 제작기를 돌이켰다.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린 첫 영화 '동주'에 대해선 배역에 임하며 느낀 감정과 촬영 당시의 고민을 떠올리기도 했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강하늘 분)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박정민 분)의 빛나던 청춘을 담는다. '평양성' 이후 다시 만난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국민 모두가 아는 시인 윤동주 역을 제안받았을 때, 강하늘은 고민의 여지가 없이 이를 수락했다.

그는 "고민은 출연을 하기로 결정한 뒤부터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저도 모르게 기쁨과 흥분이 앞섰다. 맡겨주신 것에 대해선 너무 감사한 일이었는데 맡고 나서부터 가 문제였다"며 "기쁨과 흥분이 부담과 걱정으로 바뀌는데, 첫 촬영 전날 잠을 못 잤고 촬영 내내 푹 잔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극 중 구체적 사건들이 동주와 몽규가 일본 유학을 떠난 이후 벌어지다 보니, 강하늘은 사투리 연기에 더해 일본어 연기에도 공을 들여야 했다. 그는 "일본어 준비도 해야 하고 연기도 해야 하니,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보며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동주'는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윤동주의 절친한 친구이자 외사촌형제 송몽규의 존재를 끌어낸 작품으로도 기억될 법하다. 수필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라는 존재는 '천재 시인'으로만 알려져 있던 윤동주가 애정과 함께 묘한 질투를 느꼈던 대상이기도 했다.

동주에게 몽규가 자극제가 되듯, 실제 삶 속에서 자신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존재가 있는지 묻자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그 대상이 나 자신인 것 같다"며 "나 자신이 하는 것을 보며 자극을 많이 느낀다. 윤동주 시인과 저 사이의 비슷한 구석, 접점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그건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를 너무 사랑하니 자꾸 꾸짖을 수 있고, 제 3자의 눈으로 볼 수 있고, 잘못하는 것과 실수하는 것이 보이는 것"이라며 "그런 것이 저의 가장 큰 자극제"라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버드맨'을 보면서는 배우 에드워드 노튼에게 큰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 강하늘의 설명이다. 그는 "좋은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도 너무 많지 않나"라며 "본 영화를 집에서 다시 돌려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최근 '버드맨'의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를 보면서는 입 밖으로 욕을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노튼을 보며 '저 사람은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강하늘은 "그런 순간 연기 잘 하고 싶다는 마음, 욕심이 생긴다"며 "에드워드 노튼이 처음 등장해 대본을 맞춰보자고 하다가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돼서 연기 코칭을 하는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 장면이 최고의 명장면이라 생각한다"고 감탄과 함께 답했다.

그런가하면 강하늘은 '동주'를 통해 이준익 감독과 '평양성' 이후 다시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 신인이었던 자신을 발굴해 준 이 감독을 향해 강하늘은 두터운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준익 감독님은 어느 때나 똑같이 저를 대해 주셨다"며 "'평양성'과 '동주' 사이에 중간 중간 만나곤 했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게 대해주시더라"고 돌이켰다.

강하늘은 "'평양성' 때도 어리다고 해서 저를 무조건 보듬는 것이 아닌, 저를 저로 봐 준 분이었다"며 "그게 늘 고마운 점이다. 누군가 나를 옛날부터 지금까지 늘 나로 봐준다는게 진짜 고마운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연히도 '동주'와 '좋아해줘'는 한날 함께 개봉한다. 배우로선 공들인 두 작품을 한 번에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 그리고 톤이 전혀 다른 두 영화로 동시에 관객을 만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일 법도 하다. 강하늘은 "처음엔 많이 당황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동주'면 '동주', '좋아해줘'면 '좋아해줘'에, 그 시간에 충실한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으면 둘 다 놓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게 답을 마무리했다.

한편 '좋아해줘'와 '동주'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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