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울산 모비스가 역발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났다. 괜히 'KBL 최초 챔프전 3연패'를 기록 중인 팀이 아니다.
모비스는 지난 1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65-54로 승리, 2연승을 달리며 전주 KCC와 함께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이제 모비스는 남은 3경기를 통해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사실 13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비스의 정규시즌 우승은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전 10경기에서 4승6패의 부진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모비스는 주전들의 체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었다. 양동근, 아이라 클라크 등 주축 선수들 중 노장들이 많고,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었다. 부진한 경기력을 분석하는 데 체력만큼 확실한 답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모비스는 역발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풀코트 프레스'를 펼치기 시작한 것. 오리온전부터 시작한 이 전술은 SK전에서도 이어졌다. 오리온전 종료 후 유재학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동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오리온은 전반에만 11개의 턴오버를 쏟아내며 초반 주도권을 완전히 모비스에게 빼앗겼다. 특히 최근 오리온 전력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조 잭슨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0을 기록했다. 모비스는 88-73으로 승리했다.
이어진 14일 SK전. 휴식일 없이 치러진 백투백 일정이었지만 모비스는 여전히 초반부터 풀코트 프레스를 가했다. 그 결과 SK의 1쿼터 득점을 단 9점에 묶었고, 전반전에만 20점 차 이상의 리드를 잡았다. 결국 SK는 경기 총 26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유재학 감독은 풀코트 프레스 카드를 꺼내든 이유로 "공격이 안풀려 답답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수비밖에 없더라"며 "체력 얘기도 나오는데, 거꾸로 생각해 풀코트 프레스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대 코트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 수비를 펼쳐야 하는 풀코트 프레스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는 작전이다. 체력이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던 모비스가 거꾸로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예상치 못한 모비스의 전략에 상대 팀들은 당황했다.
3라운드 막바지부터 줄곧 선두를 달려오던 모비스는 지난 9일 부산 kt에게 덜미를 잡히며 2위로 내려앉았다. 그 사이 기세등등한 KCC가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모비스는 그대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역발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앞으로 모비스는 16일 원주 동부, 19일 안양 KGC, 2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남은 3경기를 통해 우승이 결정된다. 9연승을 달리는 KCC의 기세가 무섭지만, 모비스의 저력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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