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UEFA 사무총장, FIFA 회장 당선

[이성필기자] 지아니 인판티노(46, 스위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을 이끌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FIFA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슈타디온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인판티노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209개 회원국 중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를 뺀 207개국이 투표를 했고 인판티노가 당선됐다.

인판티노는 1차 투표에서 88표의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회원국 ⅔의 지지를 얻지 못해 2차 투표에 돌입했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임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85표,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27표, 제롬 상파뉴(프랑스) 전 FIFA 국제국장이 7표를 받았다. 토쿄 세콸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는 1차 투표 직전 소견 발표를 통해 자진해서 사퇴했다.

2차 투표의 표심은 인판티노였다. 인판티노는 과반을 넘기면 당선되는 2차 투표에서 115표를 수확, 당선이 확정됐다. 살만 회장은 3표를 더 얻은 88표에 그쳤고 알리 왕자는 4표에 불과했다. 상파뉴는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1차 투표에서 알리 왕자와 상파뉴에게 갔던 표를 대부분 끌어왔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FIFA 회장은 유럽 독점구조가 계속 이어지게 됐다. 주앙 아벨란제(브라질, 1974~1998년) 회장을 제외하면 역대 회장이 모두 유럽인이다. 공교롭게도 인판티노 회장은 앞선 제프 블라터(1998~2015년) 회장과 국적이 같은 스위스인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2009년 UEFA 사무총장에 선임, 국내 팬들에게는 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사회자로 익숙한 인물이다. 미셸 플라티니 전 UEFA 회장이 FIFA의 징계로 선거 입후보가 불가능하게 되자 지난해 10월 UEFA 집행위원회의 지지로 유럽세를 대표해 새 회장 선거에 나섰다. 4년 임기로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축구 대통령으로 활동한다.

반란을 꿈꿨던 살만 회장, 알리 왕자 등은 UEFA-남미축구연맹(CONMEBOL)의 튼튼한 카르텔을 넘지 못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특히 살만 회장의 경우 유럽과 일부 동조한 AFC 내 이탈표를 막지 못했던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판티노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지금 심정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FIFA의 부패한 이미지를 되돌리고 존경받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인판티노 회장은 선거 공약에서 월드컵 출전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고 다수 국가에서 치르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또 전 회원국에 500만 달러(62억원), 대륙별연맹에도 4천만 달러(약 494억원)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FIFA는 회장 선거에 앞서 특별 총회에서 회장의 총 임기를 12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로 확정했다. 이전 회장 임기는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했지만 부정, 부패가 만연하자 임기 제한을 통해 공정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