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CJ E&M 나영석 PD는 '여행 리얼리티 예능'의 대표주자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으로 이어지는 '꽃보다' 시리즈의 성공, '삼시세끼' 농촌편과 어촌편의 잇따른 흥행은 그를 여행 예능에 특화된 스타PD로 만들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의 전성기 역시 그와 함께하던 시간이었다.
프로그램을 위해 한달에도 몇번씩 비행기를 오르내리는 나영석 PD의 여행법이 궁금해졌다. 대답은 의외였다.
나영석 PD는 최근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여행갈 시간이 어디있나. 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좋아할 뿐 여행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이에요. 1년에 한번, 닷새 휴가를 받아 가족여행 다녀오는 게 전부죠. 거실 쇼파에 드러누워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건 좋지만 직접 나가는 건 피곤해요. 준비할 것도 많고 시간과 돈도 들고, 회사 걱정도 되고요."
'꽃보다' 시리즈에 앞서 나 PD와 제작진은 현지를 두번 방문한다. 열흘간 답사를 하고 본촬영을 위해 또 열흘을 머무른다. 총 스무날을 해외에 머무르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몇 없다. "일은 역시 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럼에도 그는 "그나마 풍광 좋고 볼거리 많은 해외에서 일을 할 수 있다니, 나는 정말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스페인과 페루를 꼽았다. 2014년 3월 '꽃할배'와 스페인을 다녀온 그는 같은해 8월 '꽃청춘'과 페루를 찾았다. 그는 "내가 편애하는 작품이자 여행지"라며 "언젠가 한번 꼭 다시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희열, 이적, 윤상과 페루 여행을 떠났죠. 가장 촬영 같지 않은 촬영이었어요. 그냥 함께 여행다니는 기분이었어요. 비슷한 것을 공유한 세대고, 고민도 비슷했죠. 결국 여행은 볼거리가 전부는 아닌가봐요. 여행지에서의 느낌, 당시의 멘탈도 큰 영향을 미치죠."
나 PD는 '꽃보다' 시리즈만의 나름의 원칙도 공개했다. 해외 관광청의 도움을 최대한 미뤄 리얼리티 훼손을 방지하고, 여행 첫날엔 촬영을 '대충'한다는 것.
그는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리얼리티와 카메라에 익숙지 않다. 카메라의 존재가 편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칫 카메라를 의식하면 여행인지 쇼인지 헷갈리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어찌보면 아프리카에서 사자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과 비슷해요. 급하게 다가가면 (사자에게) 물리지만 천천히 다가가면 사자 역시 평상시 모습을 보여주죠. 밥 먹고, 사냥하고, 새끼를 돌보는 모습까지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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