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협상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쫄깃한 전개, 화려한 스케일, 그리고 믿고보는 신하균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첫방송이었다. 이쯤되면 '피리부는 사나이'는 명품 장르물이 되기 위한 요건을 모두 갖췄다.
지난 7일 tvN 새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연출 김홍선, 극본 류용재)'가 첫방송 됐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끝까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위기 협상팀과 시대가 낳은 괴물 '피리부는 사나이'의 대립을 그린 작품이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기존 장르물에서 다루지 않았던 '위기 협상'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이날 첫방송에서는 천재 협상가 주성찬(신하균 분)의 모습과 더불어 주은(김민서 분)과 오정학(성동일 분)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려졌다.
주성찬은 기업의 청탁을 받아 필리핀에서 발생한 인질극에서 5명 중 4명의 목숨을 구하고 돌아와 '위기협상' 실력을 인정 받았고, 영웅이 됐다.
성공적인 줄 알았던 협상은 비극의 씨앗이 됐다. 1명의 죽은 희생자 동생이 주성찬에게 원한을 품었고, 레스토랑 안에서 폭탄 조끼를 입고 인질극을 벌였다. 레스토랑 안에는 주성찬의 연인 주은이 있었고, 그는 주은을 인질로 붙잡았다. 주성찬은 평정심을 잃었고, 경찰들이 대신 투입됐다.
이 때 익명의 누군가가 성찬에게 전화를 걸어 죄를 고백하라고 협박했고, 결국 성찬은 인질극의 진실을 고백했다. 그는 "난 영웅이 아니라 사기꾼"이라며 "K그룹은 5명 몸값 500만불이 아닌 100만불을 주며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만 주라고 했다. 적은 몸값에 분노한 인질범이 인질 중 한 명을 죽이는 것이 저의 협상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죽은 한 명은 풍토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왜곡됐다.
그러나 성찬의 고백이 담긴 방송은 해당 그룹이 손을 써서 전파를 타지 못 했고, 테러범은 주성찬이 전화를 받지 않자 폭탄을 터트렸다. 이에 현장에 있던 주은과 오정학 모두 숨졌다.
이날 첫방송에서는 협상가라는 생소한 분야의 직업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고,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협상가 성찬(신하균 분)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테러와 인질극을 소재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해외 로케이션과 폭파신 등으로 생생한 화면과 화려한 스케일을 구현했다. 여기에 익명의 목소리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극의 제목인 '피리부는 사나이'와 연관성이 있을지 여부도 흥미를 높였다.
가장 돋보인건 '믿고보는' 신하균의 연기였다. 냉철한 협상가의 모습은 카리스마가 넘쳤고, 연인을 잃고 절규하는 모습은 애달팠다. 한 시간 내내 시청자들의 눈은 신하균을 쫓아가기에 바빴다. 신하균만의 강렬한 색채가 묻어나는 캐릭터를 구현했고, 첫회부터 '미친 존재감'을 발산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아직 첫방이라 단순히 성공과 실패를 가늠짓기 힘들다. 첫회 보여준 높은 완성도가 향후 방송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협상이라는 생소하고 낯선 소재를 얼마나 공감있게 풀어낼지 알 수도 없다. 다만 첫회는 명품 장르물의 가능성을 모두 품고 있었다. 뻔한 장르물이 아닌, '품격있는' 장르물을 기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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