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이정철 감독 "다음 시즌 부상 선수 안나왔으면"

[류한준기자] 통합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2시즌 연속 우승을 노린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의 기세에 눌렸다.

IBK기업은행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2015-16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IBK기업은행은 시리즈 전적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현대건설을 상대로 치른 1~3차전 동안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눌려 자존심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챔프전이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가진 공식인터뷰에서 "선수들, 코칭스태프와 구단 사무국 모두 정말 한 시즌 동안 수고가 많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잘 추스려 다음 시즌 준비를 하겠다"고 말한 뒤 "그런데 정말 다음 시즌은 부상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에게 내리 3패를 당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주포 맥마혼의 결장 탓이 크다. 맥마혼은 정규시즌 후반 팀 연습 도중 왼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맥마혼은 결국 챔피언결정전에 뛰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 박정아를 앞세워 분전했으나 현대건설과 화력대결에서 철저히 밀렸다. 맥마혼에 앞서 김희진도 지난 5라운드 GS 칼텍스와 경기 도중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다.

김희진은 다행히 정규리그 후반 복귀했다. 그러나 경기 감각도 떨어진데다 부상 후유증도 있었다. 부상 전 보여주던 공격력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뎌져 있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데스티니가 다쳤고 이번에도 (김)희진이와 맥마혼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상 선수가 있었던 것은 같지만 최종 순위는 달라졌다. 데스티니가 뛰었던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마지막 승부에서 주저앉았다.

IBK기업은행은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 변경 논의애서 트라이아웃 제도를 찬성했던 구단 중 하나였다. 반면 현대건설은 이를 가장 반대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선수로 인해 두 팀의 명암은 분명하게 갈렸다. IBK기업은행은 결국 맥마혼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에밀리가 공격과 수비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후반 들어 다소 지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봄배구'에서 제 역할을 해주며 현대건설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