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을 정도로 각자의 실력을 확인한 원톱 경쟁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4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 원톱으로 황의조(성남FC)를 선발로 내세우고 이정협(울산 현대), 석현준(FC포르투)을 교체 카드로 활용했다.
27일 태국과 원정 평가전에서는 이정협-석현준 투톱을 배치하는 파격을 연출했고, 황의조가 후반 말미 교체로 나섰다. 두 경기 모두 한국이 1-0 승리로 끝냈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최전방 공격수들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이정협, 석현준이 각각 레바논, 태국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자기 역할을 해냈다. 황의조도 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정협은 레바논전에서 종료 직전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부지런한 움직임이 만든 결과였다. 슈팅 적극성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과 위치 선정은 최고였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잘 읽고 있는 이정협의 움직임은 최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진했음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해 고생에 대한 답례로 그를 대표팀에 호출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지워버렸다.
석현준은 왜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에서 그를 영입했는지를 기량으로 뽐냈다. 레바논전에서는 뒤늦은 대표팀 합류와 컨디션 난조로 후반 말미에 등장했지만, 선발로 나선 태국전에서는 경기 시작과 함께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과감한 슈팅은 석현준을 상징하는 것과 같다.
전반 5분 중거리 슈팅 선제골은 석현준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 골이 되지 않았지만 이정협에게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제공하는 등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이타적인 공격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높이가 낮은 태국을 상대로 슈틸리케 감독이 꺼낸 이정협-석현준 투톱도 꽤 괜찮았다. 주로 석현준이 공중볼을 따내고 이정협이 받아내는 역할이었지만 나름대로 역할 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황의조는 골이 없었지만, 공격 2선과의 연계가 가장 좋았던 공격 자원이다. 2선과 동일 선상으로 내려와 볼을 주고 받아가며 상대 수비를 허무는 움직임은 좋았다. 스피드가 있는 공격수답게 역동적인 장면도 몇 차례 나왔다. 결정적인 한 방이 골대 옆으로 지나가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상대 수비의 힘을 빼기에 충분했다.
3명의 공격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같은 최전방 공격수를 소화해도 서로 스타일이 달라 슈틸리케 감독에게 선택의 기쁨을 안긴다. 경험을 쌓으면서 경쟁력이 함께 올라가고 있는 이들이다. 누가 주전을 굳힐지, 앞으로의 슈틸리케호를 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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