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수 발굴과 합리적인 선수단 운영을 위해 부활시킨 R리그(2군리그)가 2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FC서울-서울 이랜드FC의 비공식 '서울 더비'를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경기를 치른다. 2002년에 시작해 2012년 폐지됐던 R리그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4년 만에 부활했다.
A조에는 수원 삼성, FC서울,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FC, 부천FC 1995, 고양 자이크로, 안산 무궁화FC 등 8개 구단이 14라운드로 경기를 치른다. B조에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대전 시티즌, 대구FC, 충주 험멜 등 6개 구단이 15라운드로 치른다.
합리적인 비용 지출과 운영을 위해 클래식, 챌린지 구단에 상관없이 중부, 남부권역으로 팀을 나눴다.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결과를 적시하지 않고 득점왕, 도움왕, 우승팀 등도 가리지 않는다.
이날 챔피언스파크에서는 FC서울-서울 이랜드FC가 만났다. 양팀 모두 23세 이하(U-23)와 초과 선수를 골고루 섞어 내보냈다. 철저히 테스트를 위함이었다. 서울의 경우 산하 유스팀 오산고 선수 3명을 교체 명단에 넣었다. 조상현은 선발로 내세웠다. 서울E도 마찬가지, 18세 이하(U-18) 팀에 주현성, 최순규, 이상헌 등을 넣었다.
제도 보완으로 인해 유스 선수가 포함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현장학습으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축구 선수에게 미래의 직업 체험처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에 R리그가 학습 효과를 내는 셈이다.
심판들에게도 기량 향상의 장이 된다. 이날 배정된 심판진은 모두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임 심판이다. 국제심판 자격이 있는 심판도 있었다. 조영증 프로연맹 심판위원장이 직접 찾아 상황을 점검했다.
경기 감독 파견을 나온 홍우승 프로연맹 마케팅팀 과장은 "R리그에도 심판 수당이 있다. 향후 경기가 진행되면 심판 역시 기량 향상을 위해 투입된다. R리그에서 감각을 찾고 주말리그에 투입되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R리그의 최종 목적은 선수 발굴이다. 서울은 과거 R리그를 통해 유수의 선수들을 발굴했다. 김현태 서울 스카우트 팀장은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고명진(알 라얀) 등이 다 어디서 나왔겠느냐. R리그다. 성적에 연연을 할 필요가 없는 무대다. 철저히 기량을 확인하고 괜찮은 선수가 나오면 1군으로 올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서울E도 마찬가지다. 서울E는 지난해 신생팀이기 때문에 올해는 나이에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선수를 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얻었다. 마틴 레니 감독도 전반 중반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후반에 돌아와 끝까지 선수들을 지켜봤다. 차후 우선지명 등을 위해서는 실전과 가까운 경기에 기량을 확인 후 최종 선택을 해도 된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사라지는 셈이다.
물론 개선점도 있다. 일부 팀의 경우 팀 매니저의 업무가 늘었다. 혼자서 R리그를 준비해야 한다. 1군 리그도 모자라 업부를 두 배로 하게 되는 셈이다.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R리그는 오는 10월까지 열린다. U-23 선수들을 얼마나 발굴해 활용하느냐가 흥미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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