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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출신 경쟁' 누가 웃을까…덕아웃의 자존심 싸움


포지션별 10인 10색…지략싸움에 호쾌한 야구 '개봉박두'

[김형태기자] 프로야구 감독들도 한 때는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저마다 맡은 포지션에서 뛰고 던지고 휘두르며 젊은 날을 보냈다. 이제는 지도자로 변신해 덕아웃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야구 스타일은 현역 시절 포지션과 적잖은 상관관계가 있다. 10개 구단 감독들을 출신 포지션별로 분류하면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포수(김태형·김경문·조범현)

합계 21시즌 1천373승 1천271패. 포수 출신 3인방이 거둔 성적의 합계다. 평균 7년 재임에 승률 5할2푼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2회에 포스트시즌 진출 회수만 12번에 달한다. 수치만 봐도 무척 성공적이다. 두산(OB) 베어스에서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이들은 현역 시절 공격보다는 포수로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섬세하면서 숨겨진 카리스마로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감독으로 변신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선이 굵은 야구를 추구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자타공인 '힘의 야구'의 추종자이고, 김태형 두산 감독 또한 선수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SK와 KIA 시절 세밀한 야구로 이름을 높인 조범현 감독이 부임한 뒤로 신생팀 kt는 새로운 홈런군단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포수출신들은 경기의 거의 모든 부분을 꿰뚫어본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적인 파트너인 투수는 물론 야수들의 움직임도 한눈에 파악해야 해 지도자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김경문 감독의 N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이고.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조 감독의 kt는 올 시즌 탈꼴찌는 물론 순위경쟁에도 뛰어들 태세다. 포수 출신들의 전성시대다.

◆내야수(류중일·염경엽·김용희·김기태)

현역 감독을 가장 많이 배출한 포지션은 내야수다. 1루수(김기태) 유격수(류중일·염경엽) 3루수(김용희) 등 출신 포지션도 다양하다. 이들의 포스트시즌 진출 시즌을 모두 합치면 무려 11회에 달한다. 이 가운데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 5회,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업적을 달성했다. 내야수, 특히 미들 인필더는 머리회전이 빠르고 민첩한 몸놀림이 특징이다.

타격이 중시되는 포지션(1루수·3루수) 출신인 김용희 SK 감독과 김기태 KIA 감독이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한다면 '내야의 사령탑(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과 염경엽 넥센 감독은 주도면밀한 야구를 표방한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에선 네 감독 모두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저마다 새로운 각오로 무장하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두산에 빼앗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되찾을 의지로 가득차 있다. 두 김 감독과 염 감독은 착실한 시즌 운영으로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투수·외야수(김성근·양상문·조원우)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의 지도자들이 버티고 있다. 자타 공인 최고의 지략가 중 하나인 김성근 한화 감독과 '두뇌'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양상문 LG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를 놓고 이미 한차례 '머리싸움'을 벌인 바 있다. 김 감독은 올해에도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다닐 전망이다. KBO리그 최고의 '이슈메이커'인 그는 올 시즌 지도자 경력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판이다. 지난 2년간 대대적인 투자로 한화의 전력이 크게 보강된 만큼 이제는 뭔가 보여줘야 할 때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팬들의 여망을 꼴찌팀 부임 2년만에 이루어낼지 눈여겨 볼 필요 있다.

양 감독에겐 지난해 9위로 시즌을 마친 아쉬움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전반적으로 LG의 면모가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궁금해진다. 최연소 조원우 감독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부임 첫해 롯데의 도약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무척 크다. 초보감독임에도 '준비된 리더'라는 평을 받는 그가 유일한 외야수 출신 감독의 자존심을 살릴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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