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더스틴 니퍼트(34, 두산 베어스)는 여전했다. 시범경기에서 드리운 불안감도 잠시. 정규시즌 개막전서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다운 피칭을 펼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니퍼트는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6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1개에 탈삼진 5개 볼넷은 하나였다. 두산이 5-1로 승리하면서 그는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니퍼트는 올해 시범경기서 극도로 부진했다. 4경기 16.1이닝 동안 1승2패 평균자책점 11.02에 그쳤다. 매 등판마다 실점했고, 특히 지난달 20일 KIA전에선 4이닝 10피안타 9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랑곳 않고 일찌감치 니퍼트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계속해서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던 투수를 갑자기 바꿀 수 없다.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그는 이유를 밝혔다.
니퍼트는 덕아웃의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1회말 2사 뒤 발디리스와 최형우에게 연속안타를 허용, 2사 1,2루에 몰린 뒤 이승엽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 첫 실점했다. 이 때만 해도 이날 경기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이후 그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계속된 2사 1,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박한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2회와 3회를 안타 1개만 내주고 틀어막았다. 선두 이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낸 4회에는 박한이를 좌익수 뜬공, 백상원을 1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2사 뒤 구자욱에게 중전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한 5회에는 실점 위기서 박해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6회에도 등판한 그는 발디리스를 중견수 플라이, 최형우를 삼진, 이승엽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투구를 마쳤다. 니퍼트는 4-1로 앞선 7회부터 좌완 함덕주와 교체됐다.
이날 니퍼트는 최고 153㎞의 위력적인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주로 섞어 던졌다. 커브(4개)는 거의 구사하지 않고 주로 3가지 구종으로 이날 경기를 끌고 갔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삼성 천적'의 위상을 더욱 돈독히 했다. 통산 24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한 그는 15승2패 평균자책점 2.55의 대 삼성전 성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는 9.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이 14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는데 주역이 됐다.
서울팀 최초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두산에 있어 니퍼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에이스란 이렇다'는 점을 니퍼트는 개막 첫 경기부터 보여줬다.
니퍼트 경기 뒤 "새 구장에서 첫 승리를 거둬 매우 좋다. 시범경기서 부진했던 건 부족한 부분을 연습했기 때문이다. 결과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초반엔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려고 하다 많이 맞았다.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함께 대화를 나눈 뒤 전체적으로 진정됐다"며 "볼배합에도 변화를 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니퍼트는 개막전에만 모두 5번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개막전 등판과 승리 모두 최다 기록이다.
조이뉴스24 대구=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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