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는 개막 시리즈 두 경기를 치르면서 사이좋게 1승씩을 서로 나눠 가졌다.
지난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KBO리그 개막전에서는 롯데가 먼저 웃었다. 올 시즌 팀의 강점으로 꼽히는 탄탄한 불펜과 새로 영입한 마무리 손승락 덕을 봤다. 2-1,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넥센은 다음날 곧바로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찬스를 놓치지 않은 타선 집중력이 돋보였다. 넥센 또한 중간계투진이 롯데 추격을 잘 막아냈다.
위닝시리즈가 걸려있는 3연전 마지막날인 3일, 롯데는 베테랑 송승준이 선발 등판한다. 반면 넥센은 프로 2년차 박주현이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이날 롯데전 선발 등판이 1군 데뷔 무대다.
선발투수끼리 경험만 놓고 보면 롯데쪽의 우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섣부른 예측을 할 수 없다. 송승준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다. 3경기 등판해 10.2이닝을 던졌는데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8.44로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점검을 받은 롯데 선발진 중에서 가장 높은 평균 자책점이다.
지난달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송승준은 혼쭐이 났다. 당시 KIA 타선을 상대로 3.2이닝 동안 10피안타(1피홈런) 8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유는 있었다. 송승준은 당시 몸살 감기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편도선까지 심하게 부어 등판 전날 링거 주사까지 맞을 정도였다.
KIA전을 건너뛸 만도 했지만 송승준은 마운드로 나갔다. 로테이션상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공을 전혀 못 던질 상태는 아니었다"며 "그래서 경기에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과 주형광 투수코치는 고민 끝에 KIA전 선발로 송승준을 내세운 것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신뢰는 여전하다. 주 코치는 "전날 야간경기가 열렸고 당일 날씨도 꽤 쌀쌀했다"며 "여러가지 조건이 안좋았기 때문에 투구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KIA전은 우천과 한파 등으로 5회 종료 후 경기가 종료됐다. 송승준도 "지금은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다"며 "정규시즌 등판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승준이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다. 팀내 선발진 중에서 최고참인 그에게도 시즌 첫 등판은 여전히 설렌다.
송승준은 "언제나 그렇지만 정규시즌에서 처음 맞는 선발 등판은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시즌 초반은 늘 비슷하다. 마운드에 오르면 동료들을 믿고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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