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맡겨만 주세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오프시즌 넥센 히어로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승락이 두 경기 등판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조원우 롯데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지난 1일 원정 개막전에서 친정팀 넥센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은 5일 롯데의 홈 개막전에서 다시 한 번 뒷문을 단단히 잠그는 솜씨를 발휘했다.
손승락은 이날 SK전에서 롯데가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던 8회초 2사 2. 3루 위기에서 김성배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 한 방이면 승부가 뒤집어지는 상황.
손승락은 첫 상대인 정의윤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만루가 되면서 롯데 입장에선 더욱 몰리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손승락은 8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음 타자 박정권을 상대로 6구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가 종료되자 사직구장은 손승락의 이름을 연호하는 롯데팬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손승락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8회 마운드에 나갔지만 큰 문제는 없다"며 "팬들의 응원에 힘이 났다"고 했다. 손승락이 첫 타자 정의윤을 상대할 때 볼넷을 내줬지만 롯데 홈팬들은 큰 함성을 지르며 응원을 했다. 조 감독과 롯데 구단뿐 아니라 팬들도 손승락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그 기대에 손승락은 깔끔한 마무리 솜씨로 보답했다.
손승락은 넥센전에 이어 이날 SK를 상대로도 직구와 커터만 던졌다. 그는 "커터(컷 패스트볼)를 변화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내게는 직구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첫 상대인 정의윤의 경우 코너워크로 승부를 하려고 했는데 볼카운트가 몰려 볼넷을 내줬다. (박)정권이 형과 승부를 잘 끝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커터를 주로 많이 던진 건 자신감이 있어서다. 여기에 포수 강민호가 낸 사인을 믿었다. 손승락은 "(강)민호의 리드대로 던졌다"고 웃었다. 강민호는 손승락의 주무기를 최대한 이용한 것이다.
손승락은 사직구장에 특별한 기억이 있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 첫 선발 등판을 한 곳이 사직구장이다. 그는 "현대와 넥센에서 뛸 때도 사직구장에 오면 원정팀 입장에서 봐도 롯데팬들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며 "이제는 홈팬이 돼 든든하다"고 웃었다.
손승락은 올 시즌 개막 이후 지금까지 롯데가 거둔 2승에 모두 세이브를 올렸다. 한 점 차 승리를 연달아 지켜냈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긴 중간계투진도 제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롯데 마운드는 허리와 마무리가 지난 시즌과 견줘 달라졌다.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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