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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 호투, 롯데 '영건'들에게 자극제


김원중·김유영·박진형 등 "우리도 할 수 있다" 같은 목소리

[류한준기자] "굉장했죠."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5일 사직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맞아 올 시즌 홈개막전을 치렀다. 이날 롯데 퓨처스(2군) 선수들도 경남 김해시에 있는 상동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퓨처스리그 개막전이었다.

퓨처스 선수들은 낮경기로 열린 삼성전을 마친 뒤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 운동을 앞두고 TV 앞에 삼삼오오 모였다. 1군의 홈개막전 중계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롯데는 이날 프로 2년차 투수 박세웅이 선발 등판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그는 SK 타선을 맞아 6.1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롯데는 SK에게 2-1로 이겼고 박세웅은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박세웅의 호투는 같은 또래가 많은 퓨처스 선수단에서도 화제가 됐다. 선발 유망주감으로 꼽히고 있는 김원중은 7일 상동구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말 대단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박)세웅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공을 던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7일 1군으로 '콜업'된 좌완 김유영도 "TV를 통해 본 세웅이는 정말 잘 던졌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선수들 모두 응원을 보냈다"고 웃었다. 현역 선수시절 투수로 활동한 이용훈 육성팀 재활코치는 "세웅이처럼 젊은 투수가 홈 개막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이렇게 잘 던져주니 정말 기쁘다"고 했다.

롯데가 박세웅의 호투에 반가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팀은 지난 2006년 이후 신인 지명에서 상위 지명으로 데려온 투수들이 대부분 1군에서 제대로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 이상화, 최대성(이상 kt 위즈)은 이적했고 나승현은 선수 은퇴한 뒤 순회코치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박세웅이 좋은 투구내용을 보인 건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같다. 시즌 초반이라 속단할 수 없지만 박세웅이 1군 선발 한 자리를 꿰찬다면 롯데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세웅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좋았다"며 "확실히 직구에 힘이 붙었다. 직구 뿐 아니라 포크볼과 느린 커브도 장착했다. 세웅이가 준비를 잘 했다"고 호평을 했다.

박세웅 투구의 가장 큰 변화는 구속 증가다. 그는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142~143km 정도였으나 SK전 한 경기만 놓고 볼 때 147~149km를 기록했다. 조 감독은 "정말 최상의 투구를 했다"고 반색했다.

박세웅의 호투로 기대하는 부분은 하나 더 있다. 젊은 투수들에게 미치는 시너지 효과다. 김원중과 김유영은 "(박세웅이) 1군 마운드에서 잘 던지는 걸 보니 우리도 꼭 사직구장에 서고 싶다"며 "팀 승리에 도움을 주는 투구를 했으면 좋겠다. 그 때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코치도 "세웅이의 호투가 젊은 투수들에게 분명히 자극제가 됐다"며 "(김)원중이나 (김)유영이 뿐 아니라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의 눈빛이 총총하더라"고 웃었다.

롯데 퓨처스팀은 삼성과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원중과 이재곤이 5, 6일 경기에 각각 선발 등판해 5,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김원중에게는 1군 콜업 기회가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조 감독은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당초 고원준의 등판 예정일에 김원중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고원준은 6일 SK전서 선발등판했으나 등쪽 담 증상으로 1이닝만 던지고 이성민과 교체됐다. 그는 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선발 로테이션상 고원준은 오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에 나설 계획이었다. 김원중이 기회를 잡고 박세웅에 이어 또 한 번의 '영건' 파워를 보여줄 지 관심이 간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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