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발승·QS' 없는 마운드는 계속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운드의 불안이 가장 큰 문제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없는 팀이다. 선발 투수가 6이닝을 채운 경기도 없다.

지난 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송은범이 5회까지 3실점으로 막으며 첫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6회초 2실점하며 5.1이닝 5실점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화는 3-7로 패배.

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는 2년차 투수 김민우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우는 3.2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후반 추격에도 또 4-5로 패했다.

어느새 3연패를 당한 한화는 1승5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한화이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부진이다.

마운드가 불안하다. 특히 긴 이닝을 책임져줄 선발 투수가 없다보니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화가 치른 6경기 중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7일 넥센전이 유일하다.

에이스 로저스의 공백이 뼈아프다. 로저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중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재활에 돌입한 후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가끔 들려오지만, 아직 본격적인 피칭 훈련에는 돌입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승을 거둔 안영명도 전열에서 빠져 있다. 이유는 컨디션 난조. 안영명은 지난 6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2.2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선발진의 기둥이 돼야 할 두 투수가 없다보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퓨처스리그에서 구위를 점검하는 이태양까지, 복귀할 수 있는 전력이 많다는 것이 그나마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9일 NC전에는 송창식이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송창식의 첫 선발 경기. 앞서 송창식은 계투로만 3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일 넥센전에서 0.1이닝을 소화한 뒤 3일만의 등판이다.

송창식 역시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투수. 개막 후 줄곧 불펜에서 뛰어왔기 때문. '선발'보다는 '첫 번째 투수'라는 쪽에 무게감이 있다.

앞으로도 한화는 선발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보다 여러명의 투수가 역할을 분담하는 시스템으로 시즌을 치러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닝이터 역할을 해줄 투수가 마땅히 없다.

선발승, 퀄리티스타트가 없어도 팀 성적만 좋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한화는 연패에 빠지며 시즌 초반부터 위기에 부딪혔다. 김성근 감독이 어떤 식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