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의 러시아 가는 길에 짜증나는 라이벌 이란은 피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추첨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함께 A조에 묶였다.
B조에는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라크, 태국이 편성됐다. 원정 거리만 놓고 보면 A조가 B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란을 넘어야 하는 난제가 주어졌다. 이란은 한국과는 깊은 악연으로 엮인 관계다. 벌써 3번 연속 최종예선에 같은 조로 묶였다. 한국은 1974년 이란 테헤란에서 1-2로 패한 이후 한 번도 이란을 원정에서 이긴 적이 없다. 6경기 무승(2무 4패). 42년 묵은 테헤란 원정 징크스를 반드시 깨야 한다. 10만 관중, 그것도 남성으로만 구성된 이란 홈팬들의 무시무시한 응원 열기도 극복해야 한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9승 7무 12패로 이란에 열세다. 2011년 1월 2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을 치러 윤빛가람(옌볜FC)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것이 가장 마지막 이란전 승리다. 최종예선은 연장전과 승부차기가 없기 때문에 온전한 승리로 따지면 2005년 10월 친선경기 2-0 승리가 진짜 마지막이다.
최근 10년 동안 치른 한국-이란 8경기는 모두 1골 승부였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또,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주먹 감자 세리머니로 당한 수모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
경기 순서상 한국은 이란과는 3경기를 치른 뒤 4차전에서 원정으로 만나게 된다. 중국, 시리아, 카타르를 반드시 꺾고 승점을 쌓은 상태에서 이란을 만나야 덜 부담스럽다.
물론 이란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슈틸리케호의 목표는 본선 진출이다. 조 2위에만 들면 된다. 이란전에 올인해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줄 필요가 없다. 냉정하게 승부에 집중해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원정 징크스를 굳이 깨지 않아도, 무승부로 승점 1점만 건져와도 승리와 다름없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란만 넘는다면 나머지 팀들과는 어느 정도 수월하게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과는 9승 3무 1패로 절대 우세다. 최근 만난 경기에서 팽팽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승리는 항상 한국이 가져왔다.
중국은 2차 예선을 어렵게 통과했다. 한국과는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무려 27년 만에(친선경기 제외) 만나게 됐다. 역대 전적은 17승 12무 1패로 당연히 한국이 압도적이다. 공한증을 가진 중국에 다시 공포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은 국내와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로만 구성해 최강 전력으로 나선 중국에 2-0으로 이긴 바 있다.
카타르와의 상대전적도 4승 2무 1패로 역시 앞선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4-1(원정), 2-1(홈)로 모두 이겼다. 은근히 복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시리아와는 3승 2무 1패다. 최종예선에는 처음 만난다는 점이 부담이다. 1978년 메르데카컵을 제외하면 모두 1골 승부였다. 다만, 시리아가 내전으로 인해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해 중립경기를 갖는다는 점이 호재라면 호재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