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FC서울의 초반 돌풍에는 군입대를 한 미드필더 신진호(상주 상무)가 있었다. 킥, 패스 모두 능해 최용수 감독이 군입대 시점이 언제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하게 영입했다.
신진호는 지난 16일 수원FC전에서 서울 데뷔골을 넣은 뒤 18일 입대했다. 이 때문에 과연 신진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인지가 서울의 고민거리였다.
서울의 걱정은 기우였다. 일본 출신의 다카하기 요지로가 완벽하게 신진호의 자리를 메웠다. 다카하기 역시 신진호 못지않게 킥과 패스 능력이 뛰어나다. 그동안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신진호에게 양보해왔으나, 신진호가 팀을 떠나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5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전에 다카하기는 데얀-아드리아노 투톱 아래에 배치됐다.
역할상으로는 이석현이 신진호의 대체자였지만 11명의 조직력을 앞세우는 축구를 구사하는 서울의 상황에서는 다카하기가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다카하기는 좌우 측면을 파고 들며 공격진에 양질의 패스를 넣어줬다.
전반 24분 데얀의 선제골은 다카하기의 빠른 선택으로 나왔다.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짧게 드리블한 뒤 지체없이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가로지르기를 해 데얀의 머리에 배달했다.
43분 박용우의 헤딩 추가골도 다카하기의 정확한 프리킥이 시발점이었다. 수비 뒤로 빠져 들어가는 박용우의 움직임을 다카하기가 확인한 뒤 날카롭게 연결했다.
다카하기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의 전담 키커 역할을 맡아 집중했다. 킥의 궤적이 워낙 좋아 부리람 수비진은 당황하기 일쑤였다. 역동적인 신진호 대신 좀 더 섬세한 다카하기가 전면에 나서면서 서울의 공격은 유연하게 이어졌다.
다카하기의 2도움 활약으로 신진호의 공백 걱정이 없음을 확인한 서울은 부리람에 2-1로 승리하며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조별리그 일정을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게 된 것도 소득이었다. 또, 다카하기의 재능을 재발견하며 탄탄한 선수층도 확인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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