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선발 투수들이 헛심을 쓰고 있다. 제 몫을 다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니 힘빠지는 일이다.
KIA는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양현종이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지난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발 윤석민이 혼자 9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돌아온 것은 완투승이 아닌 완투패였다. KIA는 이날 역시 1-2로 넥센에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KIA는 예상대로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하고 있다. 양현종과 윤석민에 외국인 듀오 헥터, 지크 또한 제 몫을 해내는 중.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86(이하 기록은 20일 현재)으로 1위 롯데 자이언츠(3.84)에 이은 2위다. KIA 선발 투수들에게 많은 점수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닝 소화력 또한 출중하다. 14경기에서 9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 부문 1위 SK 와이번스(10회)에 이은 2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5회로 당당히 1위다.
그러나 KIA 선발투수들은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KIA의 선발승은 4승으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8위. KIA 밑으로는 최하위 한화 이글스(1승)밖에 없다.
특히 양현종의 불운이 눈에 띈다. 양현종은 4차례 등판에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6이닝 4실점 이후로는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리 대신 1패만을 안았다.
선발 투수들이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경기는 결국 팀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KIA가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고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다. KIA는 6승8패로 9위에 머물고 있다.
결국 득점력이 살아나 마운드를 지원해야 한다. KIA는 팀 공격지표에서 타율 7위(0.265), 득점권 타율 6위(0.284), 장타율 3위(0.429), 출루율 6위(0.345) 등 크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팀 득점은 61점으로 9위에 그친다. 최하위 한화(54득점)를 따돌린 정도. 병살타(15개, 최다 3위)가 많고, 특히 접전 상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응집력이 부족하다.
윤석민이 완투패를 당한 넥센전에서 KIA 타선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병살타도 하나 없었지만 효과적인 팀 배팅이 나오지 않았다. 20일 삼성전에서는 중심타자 필의 2차례 병살타가 아쉬웠다.
그래도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버텨주다보면 득점력은 언젠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KIA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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