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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신인 원톱 김건희, 골 터질 그날만 기다린다


"기회가 오기는 하는데…더 강하게 몰아치겠다"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지난달 30일 FC서울과 슈퍼매치를 치르면서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중 한 명만 우리 팀에서 뛰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선수들이 두루 잘하는데 최전방에서 마무리를 해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서울의 동점골을 넣은 아드리아노를 두고 서 감독은 "공격수로서 순발력이나 스피드, 볼 센스 등이 있는데 경계를 해야 한다. 어느 팀의 수비나 (아드리아노를 막기가) 까다롭고 힘이 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탐이 나는 공격수라는 말이었다.

올해 수원이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12경기에서 기록하고 있는 14골 중 권창훈과 산토스가 각각 5골씩, 그리고 염기훈, 오장은, 장현수가 1골씩을 넣었다. 모두 중앙 미드필더나 측면 공격수다. 최전방 공격수 가운데서는 조동건의 1골이 전부다.

선제골을 넣고도 달아나는 골을 뽑아내지 못해 상대에 추격을 허용하며 이기지 못하고 비긴 경기가 서울전까지 5경기나 된다. 승점 10점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최전방 공격수 보강을 거의 하지 않은 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잘 드러나고 있다.

결국은 있는 자원이 터져줘야 한다. 서정원 감독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중이다. 조동건은 지난 2월 전역 후 몸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100% 상태는 아니다. 일본 도쿠시마에서 영입했던 김종민은 부상으로 6월에나 뛸 수 있고, 브라질 출신 이고르는 개점휴업이다.

결국 모든 시선은 유스 출신 신인 공격수 김건희에게 집중된다. 김건희는 고려대 재학 시절 대형 선수로 평가받았다. 다수 대회에서 득점왕도 차지했다. 일본 J리그의 유혹을 뿌리치고 수원 유니폼을 입고 사실상 최전방의 주전 역할을 하고 있다.

서 감독은 "(권)창훈이가 그랬듯이 (김)건희도 시간을 갖고 기회를 주면 가진 기량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담 대신 칭찬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건희는 리그에서는 벌써 5경기를 뛰고 있다. 아직 골은 없다. 챔피언스리그는 4경기를 뛰어 지난달 19일 감바 오사카(일본)전에서 산토스의 골에 도움 1개를 기록하며 마음을 부담을 조금은 덜었다.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김건희는 상대 수비수 김동우나 김원식에게 집중 견제를 당했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도 연계 플레이를 하려고 애를 썼고 슈팅을 해보려 몸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이룬 것은 없었고 후반 21분 조동건과 교체됐다. 그래도 신인으로서 기다렸던 슈퍼매치를 직접 경험한 것은 적잖은 소득이었다.

이날 경기 후까지도 김건희는 승부 근성이 넘쳤다. "비겨서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라고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매탄고 시절부터 서울은 절대 져서는 안 되는 팀으로 알고 있었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악착같이 하려고 했지만,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래도 그는 "서서히 플레이도 좋아지고 있고 안정적인 상태가 되고 있다. 매 경기 기회가 오기는 하는데 수원은 2선 공격 침투가 워낙 좋아 골이 그 쪽으로 몰리고 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원톱이 골이 없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김건희가 신인이라고 해도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당연히 그런 평가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주어진 기회에서 더 해야 한다. 서울전의 경우 우리가 후반에 수비적으로 내려서다 보니 공격을 시도하면 힘이 빠지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는 더 강하게 몰아치고 싶다"라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과연 김건희가 터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수원은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5월에 반등하겠다는 서정원 감독의 계획에 김건희가 당당히 주인공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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