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트로트계에 한참 동안 '빅 신인'은 없었다. 출사표를 던진 가수들은 넘쳤지만, '전국구스타'가 되긴 힘들었다. 이제 데뷔 한 달, 트로트 듀오 두스타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이름 그대로 '두 명의 트로트 스타'가 탄생할 날이 머지 않았다.
트로트 듀오 두스타(진해성, 김강)가 최근 듀엣곡 '반갑다 친구야'를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야말로 '전방위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는 음악프로그램 무대에 오르고, KBS2 '가요무대'에도 출연한다. 10대 음악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5~60대 트로트 팬들에 눈도장을 찍는 '다다익선' 전략이다.
TV프로그램 출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스타는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까지 전국방방곡곡 '주부노래교실'을 찾고 있다. 트로트 유행을 주도하는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꽤 많은 팬들이 생겼다. '트로트 거성'을 꿈꾸는 두스타,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음악방송과 '가요무대'를 동시 소화할 수 있는 가수 있을까요"
최근 발표한 '반갑다 친구야'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끼리 서로를 격려하는 내용의 곡으로, 침체된 경기로 힘들어하는 대중들에 '으쌰으쌰' 하자며 힘을 북돋우는 노래. 트로트 특유의 '흥'이 담겼다.
두스타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무대 반경은 넓다.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 중에는 드물게 아이돌이 출연하는 음악방송도, 전통가요 위주의 '가요무대'도 출연하며 이색적인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두 프로그램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반응도 다르다.
"음악방송이 처음에는 낯설고, 적응도 안 되고 아이돌에게 기도 눌렸어요. 제 또래 친구들도, 어린 친구들도 있어서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였어요. 아이돌 팬들이 '반갑다 친구야' 무대도 즐겁게 봐줘서 자신감도 얻었죠. 얼마 전 포항 MBC에서 주최하는 가요제에 초대 가수로 갔는데 한 중학생이 달려와서 사진을 찍자고 했어요. 음악방송에 나온 우리를 알아봐주더라구요. 군대에 있는 친구들이 제 무대를 봤다고 연락도 오고. 음악방송의 힘을 새삼 느꼈죠."(진해성)
"'가요무대'는 선생님,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고 저희가 막내죠. 어렵고 긴장되요. 선배들 노래를 불러야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조심하게 돼요. 선배님들과 같은 대기실을 쓰는데, 모니터를 하고 계셔서 의식이 되기도 하죠. 어르신들이 드라마보다 좋아하는 '가요무대'에 선다는 자부심도 있어요."(김강)
트로트를 사랑해 트로트 가수가 된 두스타. 노래를 하며 느끼는 자부심과 성취감도 크다. 두스타는 "아마 트로트가 부끄러웠다면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굉장한 자부심과 성취감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얼마 전 '뮤직뱅크' 대기실에서 태진아 선배님을 만났어요. '이렇게 해야 한다. 열심히 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주셨어요. 트로트 가수들끼리 '뮤직뱅크'에서 만났다는 게 흔한 광경은 아니잖아요. 잘해야겠다 생각했죠."(김강)
◆"절박함으로 견뎌낸 어제, 오늘은 웃을 수 있다"
김강과 진해성이 두스타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기까지는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두 사람은 긴 무명생활 및 연습생활을 거쳤다. 1990년생 진해성은 제대하고 트로트 앨범을 발매해 경남 지역에서 5년 동안 솔로 가수로 활동을 했으며, 1979년생 김강은 19살에 '사이다 같은 여자'로 데뷔해 17년의 긴 무명 생활을 보냈다. 절박함으로 견뎌냈기에 웃을 수 있는 오늘이 있다.
"중학교 땐 씨름을 했었는데 진로 고민을 하다 그만뒀죠. 고등학생 때 '명물자랑'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가요무대'에도 나가고 고3 때 데뷔 앨범을 내게 됐죠. 운동을 포기한 나약한 제 자신에 실망도 하고, 노래만큼은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사실 10년 동안은 가수를 포기하기도 했어요. 소속사가 부도난 적도 있고, 일본 기획사와 계약하려다 무산되며 좌절도 했어요. 생계를 위해 포장마차부터 노래방 등 다양한 일도 했는데 장사에는 소질이 없었죠.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제3의 인생을 다시 시작한 기분이예요."(김강)
"저도 학창시절엔 유도도 하고 양궁도 했어요. 트로트를 워낙 좋아했고, 운동을 하면서도 오디션도 봤는데 퇴짜도 많이 맞았죠. 대학 진학을 앞두고 운동 대신 실용음악과에 가겠다고 했더니 집에서는 반대를 많이 했어요. 가요제 나가서 입상한 상품과 상금을 모아서 '믿어달라'고 했더니 허락해 주셨죠. 부산에서 작곡가 선생님을 만나 데뷔를 하게 됐고, 부산과 경남에서 주로 활동했어요. 특이하게 홍대앞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앰프 켜는 것조차 겁이 났는데, 그 경험 때문에 많이 배웠고 성장했어요.(진해성)"
◆"따로 또 같이, 트로트로 선의의 경쟁 하겠다"
두스타의 행보도 독특하다.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전략이다. 두스타로 데뷔했지만, 진해성과 김강이 각각 정규앨범 '러브'와 '젠틀맨'을 동시 발매하기도 했다. 듀엣 활동을 하는 동시에 각자 솔로 가수로도 활동하게 되는 것.
"두스타로 활동하면 혼자 할 때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플러스가 되는 것 같아요. '반갑다 친구야'는 기본적으로 정통 트로트지만, 앞으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지켜보는 분들도 지겨움이 덜할 것 같고요."
김강과 진해성은 11살 나이 차를 떠나 서로를 존중하는 좋은 동료다. 가수로서 서로의 실력에 대한 존경심도 있고, 상대방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김강 형은 노래를 잘하고 사람을 집중시키는 마력이 있어요. 걸어가서 사람의 발목을 잡는 목소리라고나 할까요. 시원시원하고 팡팡 터지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진해성)
"진해성은 부산사나이 특유의 와일드한 성격이 있으면서도 노래할 때는 굉장히 부드러운 음색과 감미로운 창법을 갖고 있어요. 외모와 상반된 매력을 갖고 있죠. 제가 못가진 목소리라 개성을 혼합해서 표현할 수 있어 좋아요."
'반갑다 친구야' 활동이 끝나면 진해성은 '나는 남자다'로, 김강은 '멋진 여자'로 솔로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은근히 경쟁심이 생기지는 않을까. 두스타 멤버들은 "선의의 경쟁자다. 한 회사에 경쟁자가 있으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연습을 하게 된다. 발전하게 만드는 좋은 경쟁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섰다. 두스타가 꿈꾸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두스타의 팬들로 꽉 찬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싶은 마음도, 트로트 한류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도 있다. 두스타는 "남들이 하지 못한 새로운 걸 해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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