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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9.95' 코프랜드, 실패한 LG의 외국인 영입 시스템


3경기째 부진, 6이닝 넘긴 적 한 번도 없어…늑장영입 뼈아픈 결과

[정명의기자] 실패한 영입 시스템이다. LG 트윈스가 외국인 선수의 '늑장영입' 대가를 치르며 위기에 봉착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스캇 코프랜드(29)의 영입을 시즌 개막 후인 지난달 9일이 돼서야 발표했다. 연봉 총액은 75만달러. 영입 당시 코프랜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에 토론토 구단에 이적료(비공개)까지 지불했다.

코프랜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트리플A에서 거둔 준수한 성적, 싱커를 주무기로 하는 그의 투구 스타일이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자신감이 있었던 것일까. 코프랜드의 영입을 주도한 한나한까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나한 역시 "코프랜드는 싱커가 위력적"이라며 그의 좋은 활약을 전망했다. 물론 "적응할 필요는 있다"며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첫 등판이던 지난달 2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1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더니 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4.1이닝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이어 8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는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경기 등판한 코프랜드의 평균자책점은 9.95에 이른다. 물론 8일 NC전에서는 결정적 상황에서 나온 불규칙 바운드 등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볼넷이 너무 많다. 3경기에서 12.2이닝을 소화하며 내준 볼넷이 벌써 16개다.

아직 코프랜드의 성패를 진단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할 수도 있다. 겨우 3경기에 등판했을 뿐이다. 그러나 영입 과정, 늦은 합류로 인한 손해를 계산해보면 현 시점에서 코프랜드의 영입은 분명한 실패다.

코프랜드의 영입이 발표된 시점은 지난달 9일. 개막 2주차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다른 팀들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켜 소중한 시즌 초반 레이스에 힘을 쏟고 있었지만 LG는 달랐다. 선발진에 물음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코프랜드 영입이 발표된 후 퓨처스리그 점검을 통해 첫 1군 마운드에 오른 것이 지난달 22일 넥센전이다. 약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수 한 명의 공백을 안고 시즌을 치른 셈이다.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도 코프랜드는 LG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코프랜드가 앞으로 KBO리그에 적응, 기대한 만큼의 기량을 보여준다고 해도 LG가 이미 입은 한 달 이상의 손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코프랜드가 앞으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당초 LG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여유를 보인 것은 조금 늦더라도 확실한 카드를 손에 쥐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화의 로저스,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급 선수를 데려온다는 것이 LG의 목표였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흘려보냈던 것이다.

메이저리그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선수 중 대어급을 잡기 위한 LG의 구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대안으로 영입한 이가 코프랜드다. 코프랜드급의 선수는 충분히 일반적인 과정을 통해 영입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생략하는 위험부담을 굳이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한나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한은 지난해 LG에서 뛰다 허리 부상을 이유로 중도 하차, 외국인 스카우트로 변신한 인물. 메이저리그에 인맥이 풍부할지는 모르지만, 스카우트 업무는 처음이다.

LG는 코프랜드의 적응을 돕기 위해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코프랜드는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두 번째 등판인 삼성전 이후 9일이나 휴식을 취한 뒤 8일 NC전에 등판했다. 하지만 코프랜드의 투구 내용은 썩 좋아지지 않았다.

NC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준 LG는 13승15패로 8위까지 내려앉았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5.85로 전체 9위.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5.97로 9위다. 코프랜드의 늦은 영입, 기대치 이하의 활약이 현재 LG가 맞은 마운드의 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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