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와의 재회를 반가워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독오른 사자를 경계해야 할까.
위기의 한화 이글스가 삼성과 올 시즌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17일부터 포항구장에서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이 시작된다. 최하위 한화, 9위 삼성 간의 맞대결이다.
한화에게 삼성은 올 시즌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이다. 지난달 29일부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3연전 대결을 벌여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당시 한화는 앞서 KIA 타이거즈에 2연승을 거둔 데 이어 주간 성적 4승1패의 상승세를 탔다.
결과적으로 이후 다시 침체에 빠져버린 한화지만 삼성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기록했던 것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1일 열린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5-8로 뒤지다 뒷심을 발휘하며 9-8로 역전승, '마리한화 재현'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현재 한화는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근 감독까지 허리디스크 수술로 사령탑을 비운 상황. 김광수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치른 9경기에서 1승8패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5월 성적은 3승9패. 5연패에서 벗어난 뒤 곧바로 다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현재 한화에게 버겁지 않은 팀은 없지만 그나마 삼성을 상대로는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선전의 동력을 삼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맞대결에 등판했던 삼성의 선발 투수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나설 차례다. 17일 선발로 장원삼이 예고됐고, 이후 윤성환과 웹스터의 등판이 예상된다. 한화는 이태양-장민재-로저스 순서로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쉽지 않은 승부가 되겠지만, 최근 삼성의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점에서 한화의 타선이 공략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주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7.64로 최하위였다. 오히려 한화(7.29, 9위)가 삼성보다 나았을 정도다.
현재 삼성의 마운드에는 선발 차우찬과 벨레스터, 마무리 안지만까지 빠져 있다. 장원삼과 웹스터도 지난 등판에서 각각 3이닝 9실점(6자책), 3이닝 9실점(8자책)으로 나란히 부진했다. 분명 한화에게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삼성도 갈 길이 바쁘다. 삼성 역시 한화를 중위권 도약의 제물로 삼길 원한다. 아울러 지난 대결에서의 복수도 필요하다. 표면적으로 9위와 10위의 대결이지만 냉정히 말해 삼성과 한화는 현재 '급'이 다르다. 두 팀의 승차는 7.5경기나 벌어져 있다.
아무리 삼성의 마운드가 무너져 있다고는 해도, 한화 타선의 집중력 또한 좋지 않다. 지난 15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상대보다 무려 두 배나 되는 18개의 안타를 쏟아내고도 7-8로 무릎을 꿇었다.
9위까지 내려앉은 삼성은 잔뜩 독이 오른 채 한화를 상대로 설욕을 노린다. 한화는 더 떨어질 곳이 없다는 각오로 삼성에 맞서야 한다. 과연 한화는 삼성전 상대전적의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까.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