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5연승' 기세도 선두 두산 베어스의 '짜임새'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두산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혀나갔다. 4연승을 달린 두산은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렸다.
최근 KIA의 기세는 무서웠다. 파죽의 5연승으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며 순위도 9위에서 5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역시 4회초 선취점을 올리며 연승을 이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3연승을 달리고 있던 두산도 만만치 않았다. 완벽에 가까운 투타 짜임새로 KIA의 기세를 잠재웠다. 괜히 1위 팀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까지는 두산이 밀리는 모양새였다. 선취점을 빼앗긴데다 선발 보우덴이 2회까지 무려 65개의 투구수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
그러나 보우덴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회초부터 투구수 절약에 돌입, 6회까지 추가 실점없이 버텨냈다. 6회까지 투구수는 108개. 4이닝을 44개의 공으로 틀어막았다.
보우덴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두산 타선은 슬금슬금 점수를 뽑았다. 먼저 4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4번타자' 김재환이 잘 던지던 KIA 선발 지크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1-1 동점을 만드는 김재환의 시즌 12호 홈런.
4번타자의 한 방으로 가볍게 동점을 만든 두산. 5회말에는 1사 후 오재원의 2루타와 허경민의 내야안타,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득점권에서 제 때 희생타를 날릴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6회말에는 1사 후 민병헌과 김재환, 양의지가 연속 3안타를 터뜨리며 스코어 3-1을 만들었다. 잠잠하다가도 한 번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점수를 뽑아내는 두산의 강점이 드러난 대목이다.
두산은 KIA가 7회초 1점을 따라붙자 7회말 다시 1점을 도망갔다. 이번에는 허를 찌르는 도루가 득점의 발판이 됐다. 김재호와 대타 박건우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2루. 여기서 2루 주자 김재호가 기습적으로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어 최주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스코어 4-1.
타선만 힘을 낸 것이 아니었다. 마운드도 제 역할을 다했다. 보우덴이 7회초 무사 1,3루 위기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필승 셋업맨' 정재훈이 등판, 1점만을 내주며 위기를 넘겼다. 정재훈은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어 9회초에는 '마무리' 이현승이 등판해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현승은 2루타 2방을 맞고 4-3까지 쫓겼지만 1사 2루에서 대주자 노수광을 포수 견제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수비 역시 탄탄한 모습.
선발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위기에선 필승 불펜이 등판해 불을 끈다. 마무리 투수는 리드를 지켜내며 경기를 매조지한다. 이상적인 두산의 승리 공식이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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