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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과 공심이, 흙수저 그녀들이 빛난다


서현진-민아, 현실감 넘치는 공감 연기로 인기

[이미영기자]'외로워도 슬퍼도 안우는' 씩씩한 캔디들은 사라졌다. 흙수저면 어떠한가. 무장해제된 솔직함과 '사이다' 매력은 '금수저'보다 반짝반짝 빛난다.

요즘 안방극장에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여주인공들이 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서현진과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민아가 그렇다. 착하고 예쁘고 씩씩하기까지 한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금수저'들 사이에 끼인 흙수저 여주인공, 묘하게 닮았다. 너무 현실감이 넘쳐서 애잔하고 또 공감을 얻고 있다.

배우들에겐 미안하지만, 캐스팅 소식이 들릴 때만 해도 그리 뜨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기대작도, 안방극장의 핫한 톱스타도 넘쳤다. 그러나 분위기는 반전됐다. 매력있는 캐릭터가 토대가 됐고, 제 옷처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애정, 열정이 수반됐다. 더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들의 여주인공이다.

◆'또 오해영' 서현진, 참 예쁘다

'또 오해영'은 막장 드라마가 넘쳐나고, 뻔한 복수극이 넘쳐나는 안방극장에 오랜만에 찾아온 공감 로맨스였다. 억지스러운 인물도, 식상한 요소도 없었다. 보는 내내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유발하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고 있다. 어느새 시청률은 6%를 넘어섰다.

드라마의 인기 중심에는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솔직한 오해영이 있다. 결혼 전날 남자친구로부터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며 파혼 당하고, 학창시절엔 동명이인의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그냥 오해영'으로 불리며 열등감에 시달렸다. 직장에선 상사의 구박을 받으며 버텨야 하는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선자리에서 상대편 남자에게 진상을 부리고 술 먹고 주사도 부리지만, 오해영은 그 자체로 참 예쁘다.

답답한 민폐 여주인공과도 거리가 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꾸밈 없다. 이것 저것 재지 않고 자신의 밑바닥 감정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짠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짝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며 고백하고, "난 그쪽이 싫어하는 사람 같이 싫어해줄 거야. 엄청 증오해줄 거야. 내가 좋아하니까. 좋아하면 그러는 거야"라며 사랑을 바란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일방통행' 사랑은 시청자들의 무한지지를 받는다.

어쩌면 어느 드라마의 여주인공보다 평범했을 '그냥 오해영' 혹은 '흙오해영'을 사랑스럽게 완성시킨 건 서현진이다. 귀여운 푼수 연기에 깊은 내면을 표현한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그간 차근차근 쌓아온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미녀공심이' 민아, 이토록 잘 해낼 줄 몰랐다

'미녀 공심이'의 민아가 이토록 잘 해낼 줄은 몰랐다. 걸스데이 민아의 첫 주연작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곳을 향해있었다. 경쟁작 MBC '옥중화'의 압승이 예상됐다. 아이돌의 주연 캐스팅에 대한 반감도 서려있었다.

시작 자체가 '흙수저 드라마'였던 '미녀 공심이'는 그러나 분위기는 반전됐다. 3회 만에 10%대를 넘어섰다. 잘할 거라 예상했던 남궁민은 물론 '공심이' 민아의 연기가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공심이는 못난이 취업준비생이다. 예쁘고 똑똑한 언니 공미(서효림 분)와 비교된다. 언니를 동경하면서도 여러모로 열등감을 느낀다. 언니의 드레스룸에 내쫓겨 옥탑방에 살고, 취업을 위해 공부하겠다고 해도 무시 당하기 일쑤. 우여곡절 끝에 취직했지만 회사 동료 비서들에게도 무시 당한다. 원형탈모에 못난이 가발을 쓰고 있다.

그러나 공심이의 마음까지 못난 건 아니다. 못난이 취준생 공심이 주유소에서 뻔뻔한 '갑질'을 하던 진상 사모님을 향해 시원한 사이다 일격을 날리는 장면은 지켜보는 이들의 속을 뻥 뚫었다. 그런가하면 잘못 찾아간 비서직 면접장에서 외모를 비하한 면접관에게 "비서가 조선 시대 기생입니까? 그러니까 개저씨 소리 듣는 겁니다"라며 일침을 날리는 모습도 통쾌했다. 굴욕을 당해도 눈물을 삼키고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민아는 공심이 캐릭터를 괴리감 없이 연기하고 있다. 무대 위 화려한 화장을 지우고 수수한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원형 탈모 탓에 촌스러운 가발을 쓰고 굴욕적 외모를 만들었다. 비단 외모 변신만이 아니다. 똑부러지게 공심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고, 심쿵 로맨스를 시작하며 설렘도 선사하고 있다. 첫회와 함께 시청자들의 편견을 지운 그는 회가 지날수록 공심이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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