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김태리 "동성애 이야기,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권혜림기자] '아가씨'를 통해 스크린에 화려하게 데뷔한 신예 김태리가 영화 작업 당시를 떠올렸다.

2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참석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태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높은 경쟁을 뚫고 극 중 하녀 숙희 역을 거머쥐었다. 첫 영화 데뷔인 동시에 세계적 감독으로 칭송받는 박찬욱 감독이 택한 신인으로도 큰 기대를 얻었다.

공개된 영화 속 김태리의 연기는 신인이라 생각되지 않을만큼 능청스럽고 인상적이었다. 이날 그는 "시나리오의 매력 중 하나가 대사가 굉장히 맛깔나고 재밌다"며 "그런 장면이 빛을 발한 것 같다. 보다보면 웃음이 터지는 말들이 있었다. 그런 것을 좋게 봐 주신 것 같다"고 알렸다.

1, 2, 3부로 나뉘어 각 인물의 시각에서 본 사건을 비추는 '아가씨'에서 김태리는 새롭게 해석되는 각 장면을 어떻게 소화했는지도 밝혔다.

김태리는 "처음엔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했는데 스스로 혼란이 오더라"며 "감독님과 상의한 적도 있다. 숙희를 표현하면 되겠다고 결론냈다. 1, 2, 3부를 다르게 표현하지 않고 흐름을 지키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 역시 '아가씨'를 둘러싼 큰 이슈였다. 김태리는 "동성애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많이 물어보는데, 시나리오를 보며 '여성들의 사랑인데 어떻게 봐야 하지?'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며 "굉장히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보시면서도 전혀 무리 없이 잘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첫 선을 보였다.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했다. 오는 6월1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