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운빨 로맨스'는 황정음과 류준열의 좌충우돌 첫만남으로 시작됐다. 충실히 '로코의 정석'을 담아낸 첫 회였다. 황정음과 류준열의 '로코' 조합도 옳았다.
25일 첫방송 된 MBC 수목드라마 '운빨 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 첫회에서는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 분)와 게임회사 대표 제수호(류준열 분)의 좌충우돌 첫만남과 계속되는 인연이 그려졌다.
드라마는 월급을 주지 않고 도망간 회사 대표를 찾아 카지노에서 알바를 하게 된 심보늬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청소부 복장의 심보늬는 회사 대표로 착각한 남자와 제수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정신이 팔려 구정물을 쏟았다. 유쾌하지 않은 첫만남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 됐다. 심보늬는 한숨을 쉬고 있는 제수호를 보고 돈을 잃어서라고 착각했다. 그는 부적을 건네며 "돈벼락 바라지 마라. 관상을 보니 머리를 쓸 팔자가 아니다. 몸을 쓰라"고 조언했고, 제수호는 황당해 했다.
세번째 만남도 악연이었다. 심보늬는 친구의 부탁으로 제수호의 게임 시연회 영상 버그를 잡는 알바를 했다. 심보늬는 '도박쟁이'라고 착각했던 남자가 해당 회사 대표 제수호인 것을 알게 됐다. 그 순간 사고가 일어났다. 프리젠테이션은 엉망이 됐고, 많은 이들 앞에서 호흡 장애를 일으킨 제수호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겨우 정신을 차린 제수호는 토끼 복장을 한 심보늬를 산업 스파이로 착각해 그를 붙잡으려 했고, 심보늬는 그의 중요부위를 발로 차고 도망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수호는 자신의 뒷담화를 하는 심보늬의 통화를 엿듣게 됐고 그녀의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가벼운 터치로 유쾌하게 흘러가던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의 '아픈' 사연을 소개하며 집중도를 높였다.
어린 시절 수학 천재로 불렸던 제수호도 무슨 이유에선지 약물 치료를 받는 모습이 그려지며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음을 추측케 했다. 심보늬가 미신을 맹신하게 된 데도 이유가 있었다. 부모님을 잃은 데 이어 동생의 사고까지 당한 그는 병원 앞에서 우연히 점쟁이를 만났고, 모든 것이 자신의 불운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후로 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2년째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동생에게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다시 점쟁이를 찾았고 "호랑이띠 남자를 잡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취한 심보늬는 "어디서 호랑이띠를 만나냐"며 제수호를 붙잡고 술주정을 했고, 제수호는 엉겁결에 "호랑이띠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인연, 혹은 운명적 만남이 시작됐다.
'운빨 로맨스'는 '로코의 정석'대로 흘러간 드라마였다. 밝은 여주인공과 까칠한 남자주인공, 남녀주인공의 유쾌하지 않은 첫만남과 계속된 인연이 그려졌다. 남녀 주인공 외에도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최건욱(이수혁 분)과 에이전시 지사장인 한설희(이청아 분)를 등장시켜 복잡한 사각 러브라인의 초석을 다졌다.
그럼에도 뻔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독특한 설정과 입체적 캐릭터 때문. 황정음이 연기한 심보늬는 운을 맹신하는 여자였다. 휴대폰 벨소리를 반야심경으로 설정하고, 주변 사람의 행동을 운과 사주팔자, 관상으로 연결시켰다. 류준열이 연기한 제수호는 단순히 '돈 많은 재벌'이 아닌 자수성가한 천재 캐릭터로 그려졌다. 두 사람 모두 아픔을 숨기고 있어 향후 이들이 서로를 어떻게 보듬을지도 흥미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소개에 집중된 첫회에서 황정음과 류준열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믿보황' 황정음은 명불허전 로코퀸으로 돌아왔고, 류준열은 '김정팔'을 벗고 새 캐릭터로 여심 저격 준비를 마쳤다.
짧은 커트 머리로 변신한 황정음은 거침 없는 몸개그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고, 이 시대 빡빡한 2030세대의 삶을 공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황정음은 초라한 현실에도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특유의 긍정적인 매력을 뽐냈다. '황정음표 로코녀'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류준열도 전작 '응답하라 1988' 김정팔과는 또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고등학생에서 게임회사 CEO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그는 풋풋한 매력 대신 성숙한 남자의 매력을 보여줬다. '맛보기'로 보여준 황정음과의 '케미'도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운빨 로맨스'는 상큼한 출발을 알렸다. 이날 10.3%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 첫회부터 10%대를 돌파하며 단숨에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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