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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골에서 동점골까지, 오스마르의 가슴 졸인 90분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원맨쇼, 울다가 웃었네

[이성필기자] 실수는 골로 만회하면 된다.

FC서울의 주장 오스마르가 울상을 짓다가 웃었다. 자책골을 넣고 마음 고생을 하다 강렬한 프리킥 동점골 한 방으로 부담을 털어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손뼉을 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을 정도로 오스마르는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스마르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 수비수로 출전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당연한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 25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치러(서울 7-6 승리)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었지만 최 감독은 오스마르를 전남전에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해 전경기 풀타임을 뛰었던 오스마르에게 사나흘 간격의 경기 출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부 주전급 선수를 쉬게 해줬지만 오스마르는 전술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에 뺄 수가 없었다.

우라와전은 오스마르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기였다.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하며 자칫 8강 진출이 무산되는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골키퍼 유상훈이 두 차례나 선방하며 승리를 이끌어 오스마르의 승부차기 실수도 덮일 수 있었다. 그는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라며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전남전에서는 일부 비주전 선수들이 출전해 동료들간 호흡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예상대로 서울은 승부차기 혈전의 후유증을 드러내며 전반 잦은 수비 실수를 저질렀다.

오스마르도 실수의 중심에 서고 말았다. 전반 10분 전남 김영욱이 수비를 제치고 아크 부근까지 가다가 볼을 어설프게 다루며 넘어졌다. 이 볼은 오스마르에게 향했다. 오스마르는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했다. 그런데 볼이 골문 중앙으로 굴러가더니 유상훈이 걷어내기 전에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은 결과였지만, 오스마르의 안일한 선택이 아쉬웠다.

당연히 오스마르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책골이라도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오스마르는 몇 차례 볼처리 과정에서 미숙함을 드러내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스마르의 정신력은 강했다. 전반 41분 아크 오른쪽 뒤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는 낮께 깔아찼다. 전남의 수비벽이 뛰어오른 공간 사이로 볼이 지나갔고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그대로 골이 됐다. 캐논슛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시원하게 전남 골망을 흔든 천금의 동점골이었다.

그제야 마음의 부담을 던 오스마르는 볼을 뱃속에 넣고 세리머니를 했다. 몸도 가벼워진 오스마르는 후반 시작 후 공격 진영까지 과감하게 전진하는 등 제 기량으로 되돌아왔다. 오스마르가 살아나면서 서울도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전남 수비를 공략하는 등 경기를 좋은 내용으로 풀어갔다.

더 이상 골이 터지지 않아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고, 비록 승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오스마르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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