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은 지난 2015-2016시즌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정규리그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유미도 현대건설의 우승과 함께 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그는 오프시즌 들어 선수 생활을 접기로 마음을 굳혔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선수생활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구단은 은퇴 결심을 한 한유미를 설득했다.
한유미는 FA 3차 협상 마감일을 앞두고 팀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소식을 먼저 알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31일 남녀부 각 구단 FA 협상 결과를 발표했고 계약 선수 명단에 한유미의 이름도 포함됐다.
한유미는 '조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팀이 나를 아직까지 필요로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한유미는 지난 시즌 조커 역할을 잘 해냈다. 주전이 아닌 백업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코트에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정미선, 황연주 등의 공격이 잘 통하지 않을 때 한유미는 깨소금같은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도 그의 쓰임새와 효과를 잘 알기 때문에 '한 시즌 더 함께 가자'는 뜻을 전했다.
한유미는 "양 감독님 그리고 팀에 대한 의리로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했다. 재계약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가진 공식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친정팀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한유미는 현대건설의 전성기와 2006-07시즌 이후 길었던 암흑기를 고스란히 경험했다.
그는 "배구선수로 오랫동안 뛰었고 나름 (배구를) 잘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많고 나를 더 낮춰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얘기처럼 배구 역시 마찬가지다.
한유미는 "언제나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 각오는 우승"이라며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다시 한 번 꼭 보탬을 주고 싶다. 내가 코트에서 무언가를 더 보여주기보다는 후배 선수들을 잘 다독이고 이끌고 싶다. 후배들도 더 많이 성장했으면 하고 내가 은퇴하는 그날까지는 선수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한유미는 이번 오프시즌 색다른 경험을 했다. 대표팀과 현대건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숙자 KBS N스포츠 해설위원, 친동생이자 V리그 경쟁팀에서 뛰고 있는 한송이(GS 칼텍스)와 함께 중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지난달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에서 객원 해설위원으로 데뷔했다.
한유미는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되고 실수도 했었다"며 "그런데 재미가 있더라"고 웃었다. 그는 "좋은 경험이 됐고 그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다"고 일주일간의 해설위원 활동을 되돌아 봤다.
경기를 보며 해설만 한 건 아닌다. 느낀 점도 많았다. 한유미는 "아직도 배구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전보다 더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만간 다시 시작되는 팀 훈련에 합류해 2016-17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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