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한국 최초의 좀비블록버스터 영화 '부산행'이 여름 극장가 관객을 찾아나선다. 상업영화계에서 주류로 여겨지지 않았던 소재가 쟁쟁한 캐스팅, 보편성 있는 메시지와 만나 유의미한 선례를 남기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21일 서울 창전동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과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이 참석했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공개된 시놉시스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부산행'이 다루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해외 영화, 드라마에서나 친숙했던 좀비 바이러스다. 다소 낯설 수 있는 소재지만 각 인물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그려낼 보편적인 갈등과 성장의 서사가 관객의 공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좀비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는 충무로의 대규모 상업영화 기획으로는 처음 시도되는 작품이다. 게다가 영화는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수작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의 실사 연출 데뷔작.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애니메이션계를 누볐던 연 감독은 과감한 기획과 함께 첫 실사 영화 도전을 감행했다.
연상호 감독은 "연상호에게 기대하는 실사영화가 아닌 다른 색깔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 와중에 부산행이라는 기획이 나오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특수효과가 들어있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첫 실사영화 연출작으로) 부산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행'의 흥행포인트 중 하나는 비교적 관객들에게 호감도가 높은 배우들의 기용이다. 톱스타 공유를 비롯해 '천재 아역 배우'로 불려온 김수안,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드라마 등을 오가며 연기를 펼쳐 온 정유미, '대세 마요미' 마동석, '거인'으로 신인남우상을 휩쓸었던 최우식, 톱 인기아이돌에서 연기자로 발돋움 중인 안소희, 다수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김의성 등이 영화의 주요 배역들을 맡았다.
극 중 공유는 가족보다 일이 더 우선이었던 펀드매니저 석우 역을, 김수안은 그런 아빠 석우와 함께 부산행 열차에 오른 어린 소녀 수안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만삭의 몸에도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도우려는 여자 성경으로, 마동석은 사랑하는 아내 성경을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남성 상화 역을 맡았다.
최우식은 고등학교 야구부 4번타자 영국 역을, 안소희는 고등학교 야구부 응원단장이자 당찬 여고생 진희를 연기했다. 김의성은 냉정하고 이기적인 대기업의 상무 용석 역을 맡았다.
석우 역 공유는 '부산행'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알리며 모험적인 시도에 대한 호기심을 꼽았다. 그는 "이 소재가 영화에서 처음 다뤄진 건 아니다. 예산이 조금 작은 영화들에서 시도됐던 것으로 안다"며 "다수 관객이 볼 수 있는 상업적 기획으로 제작되는 일이 처음인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기차에 타고 싶었다. 그래서 숟가락을 얹었다"며 "그곳에 편승하고 싶었다"고 재치있게 덧붙였다. 또한 "짜임새가 촘촘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해외 영화제에 출품되고 지금처럼 많은 플래시를 받을거라 예상을 못했다. 아까 말했던 하고싶던 가장 큰 이유는 남들이 선뜻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처음 하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런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며 "잘 되든 아니든 도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공유는 "그에 더불어 연상호 감독님은 사회고발 성향의 애니메이션을 주로 연출한 분인데, 큰 블록버스터를 했을 때의 시너지에도 기대감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15년 만에 해외 영화제에 가서 레드카펫을 밟을지는 예상 못했다"고 고백했다.
'부산행'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됐다. 오는 7월20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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