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사실 소재나 상황은 말이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원티드' 제작진과 배우들은 그 안에서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새 수목드라마 '원티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엄태웅은 "처음엔 말이 안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시청자들도 엄태웅처럼 공감을 할 수 있을지가 '원티드'의 과제다.
'원티드'는 국내 최고 여배우가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 쇼에서 범인의 요구대로 미션을 수행하는 엄마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납치범을 추적하고 아이를 찾는 과정을 리얼리티쇼로 제작한다는 설정이 다소 현식에서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작가와 배우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아중은 "대본 맨 마지막 장에 작가님이 쓴 편지가 있더라"며 "'미디어 종사자로서 리얼리티 쇼가 어디까지 치솟는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써있었다. 핵심이 있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얼리티가 더 자극적이고 강한 방향으로 가는 걸 느끼지 않나. 드라마에서 조금 확대적인 부분이 있지만, 아주 거짓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여 연기하고자 한다"고 했다.
엄태웅은 "왜 우리 드라마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게 됐냐면 부모가 아이를 잃어버리면 더한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충분히 현실적으로 안방극장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아중은 '원티드'에서 국내 톱 여배우 정혜인 역을 맡았다.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납치되면서 정혜인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태웅은 천재와 속물 소리를 동시에 듣는 PD 신동욱 역을 맡았다. 신동욱은 납치극을 다루는 리얼리티쇼를 만든다.
김아중은 "정혜인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안기는 인물은 아니다. 곤경에 빠져있지만 사건의 중심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모성애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엄태웅은 "직접 영상도 찍고 있다. 감독님이 잘 나오면 진짜로 방송에서 쓰겠다고 했다"며 "실제 내가 찍은 영상이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김아중의 얼굴만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찍으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아중과 엄태웅 두 사람 모두 장르물에 강하다는 점은 '원티드'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김아중은 '싸인', '펀치'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엄태웅은 '부활', '마왕', '적도의 남자'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다.
엄태웅은 "대본이 재밌었고, 장르물에 실패 없는 김아중이 한다고 하길래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해서는 "장르물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장르물이 좋았다기 보다는 대본이 좋아서 임했었다. 이번에도 이야기가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원티드'에는 김아중, 엄태웅을 비롯해 지현우, 이승준, 박효주, 전효성 등이 출연한다. 22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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