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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핵병기…'김재환 감싸는' 무서운 우타라인


박건우·민병헌·에반스·양의지… 타선 뼈대 우타 4인방

[김형태기자] 현대 야구들어 오른손 강타자는 점점 희귀해졌다. KBO리그만 해도 박병호 정도를 제외하면 지난 10여년간 특출난 오른손타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각종 타격 부문 상위 10위 안에는 주로 왼손타자들이 득실거렸다.

통산 OPS(1천500타석 이상 기준) 순위 톱10에 든 오른손 타자(스위치히터 제외)의 수는 절반인 5명(우즈·김태균·박병호·브룸바·이대호)이지만 이 가운데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토종 우타 거포는 3명(김태균·박병호·이대호) 뿐이다.

올 시즌만 해도 22일 기준 OPS 상위 5명 가운데 히메네스(LG)를 제외한 4명이 모두 좌타자다. 물론 범위를 늘릴수록 (기본적으로 수가 많은) 오른손타자의 이름도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쓸만한 오른손 강타자'는 요즘 여러 지도자들의 '로망'으로까지 여겨지는 현실이다.

◆김재환 둘러싼 강력한 지원군

그런데 이런 현상에서 약간 빗겨나 있는 팀이 하나 있다. 올해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재환(19개, 2위)과 또 다른 왼손 거포 오재일이 타선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 팀. 하지만 이들 좌타 쌍포를 에워싸고 있는 '지원군'들은 모두 우타 강타자들로 구성돼 있다. 오재일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있고, 김재환의 홈런포가 다소 주춤해진 요즘은 이들 오른손 타자들이 팀 타선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모습이다.

우선 박건우다. 1번타순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해주고 있는 박건우는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무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3할4푼6리에 8홈런 34타점으로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이다. 시즌 72안타 가운데 30개를 장타로 장식할 만큼 전통적인 선두타자 개념을 파괴하고 있다. 박건우는 전날 잠실 kt 위즈전 5회 좌월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덕아웃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근 치른 6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젠 팀의 '간판'으로 여겨지는 민병헌은 3번 타순에서 연일 불방망이다. 지난해 1번타자에서 올해는 중심타선으로 이동했지만 특유의 정교한 타격은 여전하다. 21일 kt를 상대로 5타수 3안타 1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12-1 대승에 크게 일조했다. 지난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이은 4경기 만의 3안타. 시즌 성적도 3할4푼4리 10홈런 43타점에 OPS 0.957로 상승했다. 민병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두산 타선은 차이가 무척 크다.

◆연일 맹활약…타선 뼈대

여기에 5월 이후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한 닉 에반스가 있다. 요즘 주로 5번타자로 기용되는 에반스는 시즌 초반과 최근 평가가 완전히 뒤바뀐 선수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맥없는 타격으로 일관해 "장타를 칠 수 없는 선수"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 혹평을 크게 비웃고 있다. 2군 강등을 경험한 뒤 복귀한 지난 5월6일부터 타율 3할6푼4리 14홈런 4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기간 타율 8위에 지난해 MVP인 테임즈(NC)에 이어 홈런 2위에 해당한다.

에반스는 주중 3연전 첫 경기인 21일 kt전에서 3-0으로 앞선 4회말 승부를 가르는 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안타나 홈런을 염두에 두지는 않지만 매 타석 공을 강하게 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첫 달에 원치 않는 그림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니 괜찮아졌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최근 타격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한다.

또 하나의 '퍼즐'인 양의지도 21일 마침내 1군에 복귀했다. 왼쪽 발목 부상으로 지난 3일 말소된 뒤 18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몸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에 따르면 아직 선발출장할 정도의 몸상태는 아니어서 일단 경기 중·후반 대타로 대기하고 있다.

양의지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수겸장 포수로 여겨진다. 1년이 다르게 향상되는 타격은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에도 47경기서 타율 3할4푼 10홈런 33타점에 OPS 0.984를 기록했다. 일찌감치 개인 4번째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개인 통산 3번째 20홈런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 체력부담이 크고 부상위험이 높은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스스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박건우와 민병헌은 히메네스와 함께 올 시즌 타격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린 오른손 타자다. 박건우가 7위, 민병헌은 8위에 랭크돼 있다. OPS 순위에서도 박건우가 8위, 민병헌은 11위에 자리했다. 에반스는 어느덧 홈런(15개) 부문 공동 6위로 솟구쳤다. 이들 모두 3할 타율에 OPS 0.900 이상을 기록하며 상대 투수들을 숨막히게 하고 있다. 이제는 두산의 뼈대로 자리잡은 무서운 우타 4인방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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