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그룹 비스트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컴백이었다.
올해 데뷔 8년차인 그룹 비스트는 새로운 변화 앞에 놓였다. 멤버 장현승의 탈퇴로 5인조로 팀 재정비를 했다. 비스트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교차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컴백, 비스트의 승부수는 음악이었다. 썸머 댄스가 아닌, 비스트표 발라드로 돌아왔다. 비스트의 진한 감성은 대중들에 통했고, 앨범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비스트는 여전히 건재했다.
비스트가 지난 4일 정규 3집 '하이라이트(Highlight)'를 발표하고 컴백을 알렸다. 장현승 탈퇴 후 첫 앨범, 5인조로 재편된 비스트의 첫 완전체 활동이다. 긴 기다림 끝에 새 앨범을 들고 만난 비스트 멤버들의 표정은 밝았다.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고, 음악에 담은 진심을 이야기 했다.
비스트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못 나올 뻔한 앨범이기도 했다. 다섯명이 으쌰으쌰 했고, 팬들도 중요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달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이 좋다. 선공개 발라드 '버터플라이'가 공개 직후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타이틀곡 '리본'까지 연달아 차트 1위에 올랐다. 최근 '쇼미더머니5'와 '언니들의 슬램덩크' 언니쓰 등 방송음원이 장악한 음원차트에 독주를 걸며 저력을 과시한 것.
멤버 윤두준은 "'쇼미더머니5'와 '언니쓰'가 화제다. 걱정이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오랜만에 컴백 하는데 두려웠다. 아직까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궁금증이 컸던 컴백이었다. '역대급'이라고 예고했던 비스트의 음악도 그랬고, 장현승이 빠진 5인조 비스트의 색깔도 궁금했다.
무대에서, 또 음악에서 장현승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노력했다.
용준형은 "다섯명이 되니 개개인의 분량이 늘어나는 게 있었다. 앨범 작업을 하는데 있어 멤버들과 항상 의견을 공유한다. 다섯 명 이상의 의견이나 생각을 담으려고 했다"라며 "데뷔하고 나서 (장현승과 같이 한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빈자리를 백퍼센트 채울 수 없지만, 그 빈자리가 적어보일 수 있게 멤버 개개인이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다. 타이틀곡 '리본'에 앞서 네 곡이 후보에 올랐지만, 멤버들의 의견이 갈렸다. 용준형은 "의견이 안 모아졌다는 것 자체가 안 좋았다. 곡을 쓰는 입장에서 두려웠다"고 표현했다.
일본 투어를 떠나기 전 긴박하게 작업한 '리본'은 멤버들의 만장일치로 타이틀곡이 됐다. '리본'은 헤어진 연인과의 관계를 풀어진 리본에 빗대어 표현한 섬세한 가사가 특징인 팝 알앤비 넘버. 빈티지한 바이올린 현악 사운드와 진성과 가성을 속도감 있게 오가는 다섯 멤버들의 성숙한 보컬이 한층 깊이감을 더한다.
양요섭은 "바이올린 목소리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곡 자체가 비스트가 소화하기에 너무 좋을 만한 곡이라고 생각했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동운은 "연인과의 관계에서 사랑과 이별을 리본에 비유했다는게 인상 깊었다"고 했고, 이기광은 "멜로디라인이 듣자마자 좋았다. '댄라드'(댄스+발라드)가 짙은 느낌이다. 우리 비스트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타이틀곡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 완성도가 탄탄하다. 인트로 '하이라이트', 선공개 된 '버터플라이', 멤버들의 솔로곡, 듀엣곡까지 다채로운 곡들이 담겼다. 용준형은 "멤버들과 작업을 할 때는 항상 같이 있고, 성향을 많이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작업보다 수월한 편이다"고 했다.
썸머 댄스곡이 주류를 이루는 가요계에서 '비스트표 발라드'를 앞세운 것이 눈길을 끈다.
용준형은 "곡 작업을 하면서 연구를 해본 결과 차트에 오래 머무는 곡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감정이 도드라지는 곡들이었다. 비스트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부분도 감정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뜨거운 발라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8년차, 비스트는 용준형을 필두로 자신들만의 음악 색깔을 착실하게 만들어왔다. 비스트는 지금의 앨범이 자신들의 강점을 정확하게 담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비스트는 "안무가 생각보다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발라드라고 지루해할 사람이 있는데 무대를 보면서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노래와 무대 조화는 우리만의 자신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팀 외적으로 변화를 겪은 비스트는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 우리도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비스트는 이번 앨범으로 역대급 활동을 보여주고 싶다고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냉정하게 말해서 비스트에 대한 평가나 화제성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새로운 걸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스트라는 그룹이 아직 멋있네' '슬슬 나이도 차는데 열심히 하네'라고 상기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여전히 가요계에는 비스트라는 그룹이 있고, 아직 그들의 노래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어요. 비스트의 하이라이트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이번 앨범이 하이라이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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