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왼손투수 장원준이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장원준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9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12개에 탈삼진 5개 볼넷 2개의 성적. 장원준은 두산이 5-4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교체됐다. 시즌 10승 자격을 갖췄으나 두산이 6-4로 앞선 9회초 KIA 김호령이 두산 마무리 이현승으로부터 좌월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승패와 무관해졌다.
이날 승리했다면 장원준은 역대 3번째로 7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장원준은 2008년 12승을 거두며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12∼13년 경찰청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2014년까지 롯데에서 5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지난해 4년 84억원에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12승을 거뒀다.
역대 KBO리그 투수 가운데 촤장기간 연속 두자릿수 승리는 이강철(전 해태)이 보유한 10년 연속. 그 뒤를 정민철(전 빙그레·한화, 8년 연속)이 잇고 있다. 그 다음이 장원준과 류현진(LA 다저스, 전 한화)이 속한 6년 연속 그룹이다. 장원준은 1승만 추가하면 류현진을 제치고 국내 좌완 투수 중 이 부문 '원톱'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날 장원준은 초반 다소 고전했지만 중반부터 특유의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초 1사 2,3루에서 이범호의 내야땅볼로 1점, 2회에도 1사 2,3루에서 강한울의 2루땅볼로 1점을 내줬다. 3회에는 2사 후 연속 4안타로 2점을 추가 허용, 0-4로 끌려갔다.
하지만 두산이 3회말 민병헌의 적시타와 양의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따라붙자 4회부터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4회와 5회를 볼넷 1개씩만 내주고 간단하게 막은 그는 6회 백용환-강한울-김호령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이 사이 두산은 6회말 박건우의 2타점 2루타와 오재원의 좌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첫 타자 신종길을 좌전안타로 내보낸 뒤 우완 윤명준과 교체됐다. 윤명준이 이닝을 무사히 막으면서 장원준은 승리투수자격을 유지했다.
두산은 7회말 양의지의 좌월 솔로포로 점수차를 2로 벌린 뒤 8회부터 정재훈과 이현승 두 필승조를 투입해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이현승이 그만 9회초 김호령에게 좌월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장원준의 10승도 날아가고 말았다.
눈부시게 화려하거나 현란한 구위를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장원준은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로 꼽힌다. 오랜 시즌을 소화했음에도 특별한 부상 없이 자신의 선발등판 순번을 빼먹은 적이 거의 없다. 매 시즌 예측 가능한 성적으로 팀 로테이션의 한 축을 든든히 떠받쳐준다. 현재까지 모습만 놓고 보면 KBO리그 사장 가장 성공한 FA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비록 이날은 운이 없었지만 장원준의 개인 7번째 10승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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