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러다가 진짜 20골을 넣을 것 같다.
'분유캄프' 정조국(32, 광주FC)의 득점력이 불을 뿜고 있다. 올 시즌 개막 미디데이에서 "올해 목표는 20골입니다"라고 했던 그의 호기로웠던 발언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정조국은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넣었다. 비록 광주는 후반에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지만 정조국의 활약은 대단했다. 정조국은 시즌 12골로 득점 부문 2위로 올라섰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부터 두 골을 터뜨려 심상찮은 시즌을 예고했던 정조국은 2010년 이후 6년 만에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2~3경기에 한 골씩은 터뜨리고 있다. 정조국이 골을 넣은 10경기에서 광주는 3승 4무 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광주는 6승 6무 7패(승점 19점)로 8위를 기록 중이다.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조국은 아들 태하 군(6)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아빠는 왜 경기에 뛰지 않아?"라는 물음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광주행을 선택했고 달라지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무엇보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6월 이후 5골을 넣으며 체력 관리를 문제없이 해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를 감안할 때 몸 관리 자체가 쉽지는 않은 상황에서 광주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광주는 클럽하우스가 없어 임시 숙소로 사용 중인 목포 축구센터에서 홈 구장이 있는 광주나 원정지를 오가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목포 시내에 아파트를 얻어 지내고 있는 정조국은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훈련에서는 엄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후배들의 큰형 노릇을 하고 있다.
광주 관계자는 "정조국이 후배들과의 관계 설정을 잘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종종 후배들에게 저녁을 사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는 등 선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인천전 후 남기일 광주 감독은 "정조국이 기대 이상으로 골을 많이 넣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골을 넣지 않을까 싶다. 정조국이 살아나니 팀도 좋아지고 있다"라며 정조국에 대한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19라운드까지 18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으며 역대 최고의 시즌에 가까이 다가섰다. 도움이 한 개도 없는 것이 아쉽지만 워낙 탁월한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 안양 LG를 통해 데뷔해 32경기에서 12골 2도움을 기록한 뒤 2010년 FC서울에서 29경기 13골 4도움을 해낸 것이 정조국의 역대 최고 시즌이었다. 자신의 시즌 최다골 기록에 벌써 1골 차로 다가섰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정조국은 통산 293경기에서 96골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현 상태만 유지하면 올 시즌 안에 300경기 출전과 100골 돌파가 가능하다. 득점 1위 티아고(성남FC)와는 1골 차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도 자신이 목표로 설정한 20골도 충분히 가능하다.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행진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광주에 온 것이 정조국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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