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투혼의 수원, '절실한' 팬심으로 일어섰다


FA컵 8강전 승부차기서 웃어…모두 똘똘 뭉친 결과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최근 클래식 2경기에서 냉정한 팬심을 확인했다. 18라운드 울산 현대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내주며 1-2로 패한 뒤 일부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았고 19라운드 수원FC와의 올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에서는 응원 현수막이 거꾸로 내걸려 있었다.

수원FC전을 1-0으로 이긴 뒤에도 서정원 감독은 "한 경기 이겼다고 팬심이 돌아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더 깊은 정성을 들인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13일 성남FC와 치른 2016 KEB 하나은행 FA컵 8강전은 팬과 선수단, 구단이 한몸이 되어 움직이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줬다.

이날 수원은 후반 시작 후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에만 이종성과 구자룡이 퇴장당했다. 공교롭게도 가장 많이 뛰는 포지션 중 하나인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였다. 당연히 공격 전개는 둔탁했고 1명 더 많았던 성남의 일방적인 공세에 수비만 했다.

놀랍게도 수원은 공격수 없이 연장전까지 120분을 버텨냈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나뒹굴었다. '수원 정신'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곽희주는 수차례 다리에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 침으로 응급처치를 하고 들어가서 쓰러지고 또 투입되기를 반복했다. 주장 염기훈은 관중을 향해 두 손을 뻗어 응원해달라고 유도했다.

두 경기에서 냉랭했던 팬심은 "힘을 내라 수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경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서 감독은 "무엇인가를 만들려면 한두 사람이 아니라 주변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소리를 질러주고 응원을 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승리에는 선수들의 투혼이 발휘됐지만 내면에는 팬들이 있어서 감동적인 경기를 했다"고 표현했다.

수원 관계자도 "우리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선수들은 팬들의 마음을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날 경기에 모든 마음이 담겨 있지 않았나 싶더라"고 했다.

후반 38분 동점골을 내주고도 연장전까지 9명으로 견딘 뒤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승부차기에서는 성남이 선축으로 시작하자 골대 뒤에서 깃발을 흔들며 혼란을 유도했다. 수원이 키커로 나서면 함성이 쏟아졌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양형모에게 다가서서 말을 건네며 심리적 안정을 유도한 경쟁자 노동건이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교체 요원 모두 하나였다.

팬·선수단·구단이 똘똘 뭉칠 수 있게 촉매제 역할을 한 곽희주는 "이길 것 같았다. 선수들 모두 절실함이 느껴져서 오늘은 꼭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진정성을 가졌던 것이 4강 진출의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수원은 클래식에서 여전히 9위다. 곽희주는 "절실함을 살린다면 (과거의) 수원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박수를 받기엔 아직 이르다. 다음 경기도, 그다음 경기도 이기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라며 반등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투혼의 수원, '절실한' 팬심으로 일어섰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