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략 수정이 있나요? 그대로 가는거죠 뭐."
K리그 챌린지(2부리그)는 팀당 40경기를 치른다. 44라운드로 승부를 가리는데 일정이 상당히 빡빡해 무더위 변수가 있는 여름 나기가 중요하다.
리그 일정 절반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변수가 하나 생겼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산 무궁화가 내년 충남 아산시로 연고를 옮기고 안산시에는 시민구단이 창단되는 것이다.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계획이 수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챌린지 1위는 클래식 직행 승격, 2~4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최종 승자가 클래식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로 승격과 잔류 여부를 가린다. 안산이 24라운드까지 승점 44점으로 2위 강원FC(37점)에 7점 앞서 있다. 24일 강원이 고양 자이크로를 이긴다면 4점 차로 좁혀진다.
그런데 안산이 시민구단을 새로 창단하면서 클래식 승격 여부가 미궁에 빠졌고 순위 구도도 요동치게 됐다. 지난 21일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안산(무궁화)이 최종 순위 1위로 시즌을 마치게 되거나 승격 조건을 조기에 갖추게 될 경우 '이사회 재논의'로 안산(시민구단)의 승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또, 22일 창단의향서를 프로연맹에 제출하며 시민구단 창단을 선언한 제종길 안산시장도 당장은 챌린지에서 시작했으면 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출발해 구단을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축구단이 옮겨가는 아산 역시 내년 시즌 챌린지에서 시작한다.
만약 안산이 올 시즌 1위를 하면 우승이라는 결과는 인정되지만 클래식 승격은 미지수다. 안산이 1위를 하고도 내년 시즌 챌린지에서 뛰게 된다면 차순위인 2위가 승격 직행, 3~5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안산의 클래식 직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승격 방법은 재논의를 해야 하는데 차순위가 직행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라고 전했다.
안산을 빼놓고 순위를 본다면 강원(37점), 대구FC(36점), 부천FC 1995(34점), 서울 이랜드FC(32점)로 2~5위가 촘촘하게 엮여 있다. 6위 대전 시티즌(28점), 7위 FC안양(27점)도 현재까지는 플레이오프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
23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만난 서울E 박건하 감독은 이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당장 다음 경기 생각밖에 없다. 이겨 놓고 순위를 올리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클래식 승격을 위한) 전략을 수정을 할 일도 없다"라고 말했다.
시즌 중반에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 입장에서는 현상 유지와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잘 섞어 내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승격'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있다. '승격'보다는 '승리'가 급선무인 것이다.
대전의 최문식 감독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오프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클래식에 있다가 강등됐고 다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야 큰 것이 사실이지만 최 감독 역시 장기 레이스에서 버티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경험 부족이 눈에 보인다는 최 감독은 "외부 문제보다는 우리 경기력이 더 중요하다"라며 안산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잊고 지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욕심을 부렸다가 오히려 팀이 흔들리며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다른 팀들의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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