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신도 의미있죠"…'굿와이프', 이유있는 웰메이드(종합)

[이미영기자] '굿와이프'는 굿드라마였다. 미드 원작과 캐릭터에 대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끝에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다.

이정효 감독과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나나, 이원근 등이 28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고, 결혼 이후 일을 그만 뒀던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방송 전부터 미드 리메이크, 전도연의 복귀작, 한 여성 변호사의 스토리 등으로 방송가 안팎의 화제를 모았다. 소문난 잔치에 볼거리도 풍부했다. 법정물이 따분하거나 혹은 어려울 거라는 편견은 첫회부터 깨졌다.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촘촘한 구성, 영화를 연상시키는 수준 높은 완성도는 몰입도를 높였다. 유명 검사의 성스캔들, 성매매 여성의 성폭행 의뢰 등은 최근 사회적인 이슈와 맞물려 흥미를 더했다.

이정효 감독은 "'굿와이프'를 하게 된 계기가 한국적인 정서가 있다고 생각했다. 법정물이라서가 아니라 한국만의 독특함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원작의 리메이크 방식과 관련 "(CJ E&M이) 원작을 샀기 때문에 원작에 있는 스토리를 가져오고, 원작에 있는 에피소드를 골라서 가져왔다. 우리나라 법 실정에 맞게 재구성을 하고, (대본이) 16개이기 때문에 스토리 속에서 인물들이 가야하는 길을 만들어놓고 바꾼 것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선보인 김혜경과 이태준, 서중원의 키스신은 방송 이후 큰 화제를 모았다.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대담하고 파격적인 키스신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정효 감독은 "6회는 대본을 쓰면서도 고민하고 배우들에게도 물어보고 고민했다.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욕 하고 우리 드라마를 떠날 것인가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키스신의 여러가지 관점에 대한 해석이 쏟아진 가운데 이 감독은 "설정의 문제이거나 야한 건 아니다. 이 장면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석하고 감정을 이끌고 가는지 설명해주는 장면이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전도연은 "촬영하기 전까지 저도 확신이 없었는데 찍고 나니 서글펐던 신이었다. 김혜경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신이었다. 그렇게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굿와이프'의 높은 완성도에는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 등 배우들의 호연을 빼놓을 수 없다. 전도연은 극중 변호사 혜경 역을 맡아 극을 주도했고,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유지태와 윤계상 등 선과 악이 모호한 양면적 캐릭터도 극의 재미를 더했다.

전도연은 "미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는 못 했지만,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감정 연기가 절제된 인물이지만 저는 반대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굿와이프'의 미국적 정서에 이질감이 들었다. 대본을 봤을 때 크게 다르지 않되 한국적 정서를 담아 잘 쓰여져 있었다. 원작 드라마의 인물과 김혜경이 달라보일 수 있지만, 미드와 한드 모두 성장해가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유지태는 진심을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현실적으로 태준을 비열하게 그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현실과 가깝게 연기를 할 때 진심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전도연 선배님을 비롯해서 모든 선배들과 연기를 할 때 짜릿한 흥분이 있다. 연기를 진심으로 하려고 하는 열정과 마주하는 것이 기쁘고 재미난 지점이다"고 말했다.

윤계상 또한 "서중원 캐릭터는 모든 걸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다. '미국식의 젠틀함을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라며 "서중원의 양면성이 나올 때 쏠리지 않고 왔다갔다하는 면을 모두 보여주려다보니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바뀌었더라"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미국 원작 캐릭터가 한국 드라마로 오면서 달라졌다. 배우들의 해석을 많이 받아들였다. 태준이 원작보다 센 캐릭터, '쓰레기'라고 불리는 것도 그렇다. 배우들의 해석이 나오면서 입체적으로 바뀐 것이다. 원작의 캐릭터와 많이 달라져 다 다른 캐릭터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방송된 '굿와이프'는 웰메이드 평가를 받고 있다. 전도연은 "앞으로 어떤 드라마가 될지 흥미진진하고 기대됐으면 좋겠다. 16부까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