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뒤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으면 정말 편하죠."
전북 현대 김보경은 완벽하게 팀에 녹아든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한 미소를 보이면서 후방에서 자신과 이재성을 위해 희생을 해주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북은 28일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1실점은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내준 것이니 사실상 전북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올 시즌 서울에만 3승을 수확한 전북은 양 팀간 승점차를 13점으로 벌리며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전북은 좌우와 중앙에 레오나르도-고무열-이동국-김신욱-이종호-에두-로페즈-한교원 등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재성과 김보경이 콤비플레이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김보경이 올해 전북에 입단했지만 이재성과 호흡이 척척 맞으면서 끈끈한 플레이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전북과의 미드필드 싸움을 위해 나름대로 대비를 철저하게 했지만, 전진 배치된 이들의 패싱력에 완패하고 말았다. 만약 양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을 통과하면 4강에서 맞대결을 벌여야 하는데 심리적인 부분에서 전북이 우위를 가져가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김보경은 "이재성과는 적절히 역할 분담을 한다. 이를테면 한 명이 공격적으로 전진하면 다른 한 명은 상대의 움직임을 보면서 패스 등 정적인 움직임에 무게를 둔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둘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무엇보다 수비라인과 공격형 미드필더 사이에 희생을 해주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는 것이 이들의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리게 한다. 이날 서울전에는 23세 이하(U-23) 선수인 장윤호가 나와 기대 이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이전에는 이호가 희생자 역할을 하며 효과를 봤다.
김보경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으면 한결 편하게 공격 지원에만 전념할 수 있다. 만약 투톱 등의 전술을 구사해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으면 둘이 후방으로 내려가지만 한 명이 수비에 치중하고 다른 한 명이 공격적으로 올라가면서 후방까지 지원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서울전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26분 나온 전북의 두 번째 골 과정이 그랬다. 김보경과 동일 선상에 선 이재성이 전방으로 뛰어들어가는 레오나르도에게 중앙선 부근에서 왼발 전진 패스를 시도했고 이것이 멋진 골로 마무리됐다. 뒤에 장윤호가 자리를 지키며 이들이 자유롭게 패싱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희생한 결과였다.
전북의 전력은 더욱 강해진다. 9월에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은 물론 김보경과 비슷한 스타일의 정혁, 이승기 등이 각각 안산 무궁화와 상주 상무에서 전역해 돌아온다. 김보경과 이재성의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챔피언스리그와 클래식 더블 우승을 노리는 전북으로서는 자신감이 넘칠 만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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