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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 퇴출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복덩이'


4월 1할대 타율 허덕, 2군행 이후 완벽 적응…30일 복귀전 멀티포

[정명의기자] 퇴출돼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효자 외국인' 또는 '복덩이'로 불리며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30) 얘기다.

에반스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4월까지 타율이 1할대(0.164)에 머물렀다. 결국 4월2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폼까지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에반스는 타격 시 테이크백이 작다. 그런 폼으로는 타구에 힘을 싣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에반스는 자신의 폼을 밀어붙였다. "원래 슬로 스타터"라며 목소리도 높였다.

김태형 감독은 그런 에반스를 믿었다. 타격폼을 바꿔야 한다는 주변의 목소리에도 "그냥 치라고 하라"며 에반스를 존중했다. 그러자 에반스는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5월6일, 에반스는 다시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리고는 조금씩 KBO리그에 적응해 나갔다. 1군 복귀 후 3번째 경기였던 5월8일 롯데전에서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복귀 첫 홈런까지 신고했다. 그 뒤로는 승승장구였다.

5월 한 달 간 에반스는 타율 3할5푼1리에 홈런 7개를 몰아쳤다. 타점도 21개를 올렸다. 6월 역시 타율 3할6푼6리에 7홈런 22타점으로 활약을 이어나갔다. 7월(타율 0.267 4홈런 16타점)엔 다소 주춤했지만 그런대로 제 몫은 해낸 수준이었다.

8월 들어 불상사가 닥쳤다. 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임찬규의 공에 왼쪽 견갑골을 맞았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통증이 찾아왔다. 정밀 검진을 받았더니 실금이 발견됐다. 결국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에반스는 퓨처스리그에서 회복과 컨디션 점검에 집중했다. 그리고 3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복귀, 곧바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다시 실전에 나선 에반스는 물 만난 고기같았다. 1-2로 뒤지던 1회말 첫 타석부터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자신의 시즌 20호 홈런이자 올 시즌 전구단 상대 홈런. 4-4 동점이 된 6회말에는 다시 리드를 잡는 투런포를 쳤다. 이날 에반스는 4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두산은 11-4로 승리했다.

경기 후 에반스는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 그동안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괴롭고 힘들었다. 복귀하자마자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부분이 의미있다"며 "이제 30경기 조금 못 남았는데,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해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에반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떠올리며 "집에 가라고 해도 이해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2군에서 있었던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 다시 기회를 주고 도움을 준 감독님과 모든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도 돌아온 에반스의 활약에 기쁜 내색을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에반스의 합류로 팀 타선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고 흐뭇해 했다. 두산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에반스를 그냥 퇴출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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