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타 맞대결이 펼쳐졌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서로 마주했다.
두 선수는 팀의 승패를 떠나 각자 제몫을 해냈다. 강정호는 멀티홈런을 작렬시켰고, 오승환은 세이브에 성공했다.
강정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그는 어깨부상에서 회복해 메이저리그 복귀한 뒤 2경기 만에 대포를 두 방이나 가동했다.
강정호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PNC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에 3루수 겸 5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부상자명단(DL)에서 복귀한 첫 날이던 지난 6일 대타로 나와 삼진에 그쳤지만 선발 라인업에 든 이날 경기는 달랐다.
강정호는 복귀 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5타수 3안타(2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15, 16호 홈런을 날린 강정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기록한 15홈런을 넘어섰고, 타율은 종전 2할4푼2리에서 2할4푼9리로 끌어올렸다.
강정호는 1-5로 피츠버그가 끌려가고 있던 4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루크 위버가 던진 4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시즌 15호)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14호 홈런을 친 후 21일 만에 가동한 대포였다.
강정호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그는 3-5로 따라붙은 5회말 1사 1, 3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맷 보우먼이 던진 3구째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3루 주자 앤드류 멕커친이 홈을 밟아 타점을 올렸다.
강정호는 추가 진루에 성공한 뒤 조디 머서의 2루타에 홈을 밟았다. 피츠버그는 5회말 4점을 올려 6-5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9회초 2사 후 맷 카펜터가 피츠버그 마무리 투수 토니 왓슨을 상대로 솔로포를 쳐 6-6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올린 세인트루이스는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야디에르 몰리나가 안타로 출루한 뒤 랜달 그리척이 2점 홈런을 쳐 8-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음 타자 쟈니 페랄타의 솔로포까지 더해지며 9-6으로 달아났다. 9회에만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역전 승기를 잡았다. 왓슨은 한 이닝에만 홈런 3방을 맞고 무너졌다.
세인트루이스는 리드를 잡자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1실점했으나 구원에 성공해 시즌 16세이브째(4승 3패)를 올렸다. 그 1실점이 강정호에게 맞은 홈런에 의한 것이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멕커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이어 그레고리 플랑코를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팀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였고 타석에는 강정호가 들어섰다. 둘의 맞대결에서는 강정호가 웃었다. 강정호는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고도 오승환이 던진 4구째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솔로포(시즌 16호)로 한 경기 2홈런을 달성한 것이다.
피홈런에도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담 프레이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인트루이스의 9-7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1실점해 평균자책점은 종전 1.79에서 1.89로 올라갔다. 피츠버그는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면서 8연패에 빠졌다.
한편,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같은 날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볼티모어는 탬파베이에게 11-2로 이겼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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