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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패배에도 돋보인 '김기태식 리빌딩'


젊은 선수 위주 리빌딩 효과…5년 만의 PS '눈앞'

[김형태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10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지난해에 비해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시즌 후반이면 추락하던 모습과 달리 올해 KIA 선수들은 스태미너가 떨어질 시점에서도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잘 보낸 덕분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올라섰고, 5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리고 있다.

지난해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부분 리빌딩을 시작했다. 베테랑 3루수 이범호와 좌익수 김주찬, 1루수 필을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 2군 무명 선수들을 기용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비록 경험과 뒷심 부족 등의 이유가 겹쳐 지난해 후반기 추락을 경험했지만 2015년의 실험은 1년 뒤인 올해 작지 않은 수확이 되고 있다. 프로 1군을 경험하면서 144경기 대장정을 치러나가는 요령이 생겼다. 무엇보다 체력을 한 번에 쏟아붓는 '촌놈 마라톤' 식이 아닌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가장 중요할 때 이기는 팀을 선수들이 만들어가고 있다.

달라진 KIA의 모습은 이날 kt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초반 양현종(KIA)과 피어밴드(kt)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된 이날 KIA 타선은 경기 중반 한 번의 찬스에서 무섭게 몰아치는 모습을 보이며 승기를 잡았다.

0-0 동점이던 4회초 9명의 타자가 등장해 5안타와 사사구 2개로 4점을 한꺼번에 뽑았다. 특히 2사 1,3루에서 강한울의 좌전 적시타, 김호령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낸 뒤 2사 만루에선 서동욱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추가 2타점을 올렸다.

2사 뒤 찬스에서 내리 타점을 올린 3명의 타자는 2년 전까지 KIA 1군에서 보기 어려웠다.

4-2로 쫓긴 5회에는 이범호의 우전안타와 필의 좌측 2루타로 조성된 무사 2,3루에서 김주형, 이홍구가 연속 희생플라이를 쳐 각각 1점씩 얹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김 감독 부임 후 최근 2년간 주전급으로 발돋움한 선수들이 이날 적시타와 타점을 나눠서 올린 것이다. 이름값 높지 않은 선수들이 시즌 막판임에도 퍼지지 않고 승부처에서 제 몫을 해주는 모습이야 말로 그 전의 KIA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불펜 난조로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후반 날렸지만 젊은 선수들의 계속되는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과 달리 선수들 체력이 잘 유지되고 있다. 힘든 시점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단 모두가 공유하게 된 점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다. 다만 헥터와 양현종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발이 부족하고 불펜 불안이 여전한 점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조이뉴스24 수원=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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